전북 부안에서 유명한 지역 향토 음식과 먹거리, 특산물 총 정리

전북 부안은 변산반도의 산과 바다, 너른 들판을 모두 품은 고장이다. ‘산들바다의 고장’이라는 별명처럼, 부안의 먹거리에는 이 땅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초여름의 달콤한 오디부터 깊은 발효의 맛을 간직한 곰소젓갈, 갯벌이 키운 백합바지락, 변산 숲에서 자란 표고버섯, 그리고 은은한 향의 뽕잎차까지.

이 글에서는 부안의 대표 특산물과 지역 음식을 제철에 맞춰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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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특산물

부안 특산물 제철

먹거리 제철 시기 대표 맛 추천 즐기는 법
오디 5월 하순 ~ 6월 중순 달콤한 과즙, 약간의 산미 생과, 오디잼, 뽕주, 오디청
곰소젓갈 연중 (새우젓 6~7월, 멸치젓 봄·가을) 짭조름한 감칠맛, 깊은 발효향 젓갈백반, 김치 양념, 반찬
백합  3월 ~ 5월 고소하고 깊은 바다 감칠맛 백합죽, 백합정식, 백합찜
표고버섯 가을 ~ 겨울 (건표고는 연중) 깊은 감칠맛, 고유한 숲 향 볶음, 전골, 건표고 육수
뽕잎차 수확 10~11월, 음용 연중 은은한 풀 내음, 깨끗한 뒷맛 뜨거운 물에 2~3분 우림
바지락 2월 ~ 4월 시원하고 달큰한 국물 맛 바지락칼국수, 뽕잎바지락죽
 

참뽕 오디

오디

부안과 뽕나무의 인연은 깊고도 오래되었다.

조선 시대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대동지지에 이미 부안현(扶安縣)의 토산품으로 ‘뽕’이 기록되어 있을 만큼, 이 고장은 예부터 양잠(養蠶)의 명소였다.

바다에 인접하면서도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은 뽕나무가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온습도를 유지했고, 누에를 키우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뽕나무는 예로부터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불렸다. 잎(桑葉)은 누에의 먹이가 되고, 뿌리 껍질과 가지는 한약재로 쓰이며, 열매인 오디는 달콤한 간식이자 약재로 사랑받았다.

조선 시대에는 왕비가 직접 뽕가지를 잘라 누에에게 먹이는 친잠례(親蠶禮)를 행했을 정도로, 양잠은 국가적 중대사였다.

변산면 마포리의 유유마을은 이 전통을 오늘날까지 잇고 있는 전국 유일의 곳이다.

1975년 양잠 농가 수가 5,236호에 이를 만큼 전성기를 누렸던 양잠산업은 1980년대 이후 사양길에 접어들며 전국 대부분의 뽕밭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 고장은 달랐다. 2006년 ‘누에타운 특구’로, 2017년에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제8호로 지정되며 양잠의 전통을 지켜냈다.

최근까지도 유유마을에서는 누에의 영혼을 위로하는 잠령제를 올린 뒤 참뽕축제를 여는데, 누에에게 안방을 내어주고 벽에 온도계를 걸어 관리하는 농가도 여럿이라 한다.

오디의 제철은 5월 하순~6월 중순, 고작 2~3주에 불과하다. 과육이 무르기 때문에 장기 보관이 어려워, 부안 뽕주(과실주), 오디잼, 오디즙, 오디 막걸리 등 다양한 가공품으로 만들어 왔다.

6월에 수확한 오디만으로 빚는 뽕주는 ‘신선이 먹는 술’이라는 뜻의 상심주(桑椹酒)라고도 불린다.

곰소젓갈 — 곰소염전의 소금이 빚은 젓갈

젓갈

진서면 곰소항은 규모는 작지만, 전북에서 세 번째로 큰 어항으로 서해안 어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해왔다.

이곳의 젓갈 역사는 고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되며, 칠산 어장을 중심으로 한 조기잡이와 가공품 생산으로 이름난 곳이었다.

곰소젓갈의 명성을 만든 일등 공신은 곰소 염전의 천일염이다. 1년 이상 저장해 간수를 충분히 뺀 묵은 소금으로 담근 젓갈은 잡맛 없이 깔끔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을 자랑한다.

1960년대 어업 종사자들이 선어 부산물을 젓갈로 만든 것이 현대적 제조의 시작이었고, 1990년대 업체들이 모여들며 지금의 곰소젓갈 단지가 형성되었다.

현재 곰소에서 생산되는 젓갈은 멸치 액젓, 새우젓, 바지락젓, 황석어젓, 갈치속젓 등 20여 종에 달한다. 1992년 변산반도 해안 관광 도로가 개통된 이후로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되었다.

백합

백합

부안 계화도 일대의 너른 갯벌은 백합조개(白蛤)의 최적 서식지로 손꼽힌다. ‘조개의 여왕’이라는 별명답게 일반 조개보다 크기도 크고 살도 통통하며 맛이 월등히 깊다.

제철은 3~5월로, 날이 따뜻해지면 모래 속에 숨어 있던 백합이 고개를 내미는데, 주민들은 ‘백합 그레(갈퀴)’로 땅을 파헤쳐 잡는다.

백합은 부안에서 하나의 상징이었다. 입을 한번 다물면 좀처럼 열기 어려운 특성 때문에 순결과 백년해로를 상징하는 조개로 여겨져, 이 지역 결혼식에서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음식이었다 한다.

조선 시대에는 임금께 올리는 진상품이었을 만큼 귀한 대접을 받았고, 어부들이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먹어 온 보양 식재료이기도 했다.

표고버섯

전북 부안에서 유명한 지역 향토 음식과 먹거리, 특산물 총 정리 1

변산반도의 울창한 산림은 표고버섯이 자라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품고 있다. 내소사와 개암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걷다 보면, 참나무 원목에 표고가 다닥다닥 붙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을~겨울에 수확한 것이 갓이 두텁고 향이 진하며, 생 표고버섯 100g은 약 30kcal에 불과한 저칼로리 식재료다.

표고의 가장 큰 매력은 감칠맛이다. 다시마 육수에 건표고 불린 물을 더하면 감칠맛이 비약적으로 깊어지는데, 이는 서로 다른 감칠맛 성분이 만나면서 시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지역 농가에서는 갓이 두텁게 벌어지기 전의 표고를 정성스럽게 말린 건표고를 더 귀하게 여긴다.

변산의 맑은 공기와 풍부한 습도 속에서 자란 표고는 갓의 무늬가 선명하고, 불렸을 때 살이 두툼하게 올라 식감이 좋다는 평을 받는다.

뽕잎차와 바지락 — 소박한 건강 식탁

바지락

뽕잎차(桑葉茶)는 오디가 뽕나무의 열매라면, 그 잎을 활용한 또 하나의 특산물이다. 10~11월 서리가 내린 뒤 수확한 잎을 잘게 썰어 말린 뒤 뜨거운 물에 2~3분 우리면, 은은한 풀 내음과 깨끗한 뒷맛의 차 한 잔이 완성된다.

카페인이 없어 저녁에도 부담 없고, 유유마을에서는 뽕잎밥, 뽕잎두부, 뽕잎 아이스크림까지 개발해 활용처를 넓히고 있다.

바지락은 부안 갯벌의 또 다른 보석이다. 갯벌에서 호미질을 하면 조개껍데기끼리 부딪히며 ‘바지락바지락’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 전해진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淺蛤‘(천합)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살이 풍부하고 맛이 좋다”고 기록될 만큼, 오래전부터 사랑받아 온 식재료다.

제철은 2~4월이며, 산란기인 7~8월에는 패류 독소 주의가 필요하다.


부안 지역 음식

백합죽

백합죽부안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대부분의 현지인은 백합죽을 떠올릴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부안 갯벌이 있기에 가능한 이 귀한 죽은 미식가들이 멀리서 직접 찾아올 정도로 명성이 높다.

백합죽의 역사는 부안 사람들의 삶과 함께해 왔다. 조선 시대에는 궁중 연회에 올릴 만큼 귀한 음식이었고, 이 지역에서는 결혼식 잔칫상에 반드시 올라야 하는 음식이었다.

앞서 설명한대로 백년해로를 상징하는 백합으로 만든 죽을 하객들에게 대접하는 것이 부안만의 혼례 풍습이었던 셈이다.

현대적인 백합죽의 원조는 1980년 계화도에서 나고 자란 이화숙 대표가 문을 연 계화회관이다.

어린 시절부터 먹던 백합죽을 식당 대표 메뉴로 올린 것이 시작이었고, 부안군은 이 식당을 향토음식점 1호로 지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백년가게’로도 선정된 이곳의 조리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물에 불린 쌀을 볶다가 반쯤 익었을 때, 따로 삶아 잘게 썬 백합살을 넣고 끓인다.

소금으로만 간을 하고 마지막에 참기름을 둘러주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백합죽이 완성된다.

계화회관에서는 당근이나 양파 같은 채소를 일절 넣지 않는다고 한다. 채소 향이 조개 본연의 맛을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이 고장에서 많이 나는 뽕잎 가루를 넣어 비린내를 잡는다.

부안의 뽕나무와 부안의 백합이 한 그릇 안에서 만나는 것이다

곰소 젓갈백반 — 스무 가지 반찬이 차려지는 바다의 밥상

젓갈백반곰소항 수산물종합시장 인근에는 젓갈을 사러 온 관광객들을 위한 젓갈백반 전문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1992년 해안 관광 도로 개통 이후 젓갈을 구매하러 온 사람들이 “여기서 밥도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젓갈백반은 말 그대로 곰소젓갈로 반찬을 차린 백반이다. 새우젓, 멸치젓, 갈치속젓, 바지락젓 등 온갖 젓갈 반찬이 열 가지 이상 올라오고, 여기에 풀치조림(갈치 새끼를 조린 것)이나 생선구이가 더해진다.

한 상 가득 차려진 젓갈 반찬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울 수 있을 만큼, 짭조름하면서도 감칠맛이 깊다. 곰소 젓갈백반의 매력은 같은 ‘짠맛’이라도 반찬마다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새우젓의 달큰한 짠맛, 갈치속젓의 진하고 묵직한 맛, 멸치액젓으로 무친 채소의 감칠맛이 한 상 위에서 저마다 개성을 뽐낸다.

뽕잎바지락죽

뽕잎바지락죽부안의 대표 특산물 두 가지가 한 그릇에서 만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뽕잎바지락죽이다.  끓일 때 뽕잎 가루를 함께 넣어 만든다.

뽕잎의 구수하면서도 약간 쌉싸름한 향이 바지락의 시원한 감칠맛과 어우러지면, 일반 바지락죽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이가 더해진다.

바지락만으로 끓인 죽이 ‘바다의 맛’이라면, 뽕잎이 더해진 이 죽은 ‘부안의 맛’이라 할 수 있다.
이 식당에서는 죽뿐 아니라 바지락회무침, 우리밀바지락전, 바지락회비빔밥 등도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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