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초밥, 교토 스시 : 교즈시 (사바즈시, 하코즈시, 무시즈시)

우리가 스시라고 부르는 것 대부분은 니기리즈시로 도쿄에서 완성된 에도마에江戸前 계열이다. 손으로 쥐고, 날생선을 얹어 완성된 즉시 그 자리에서 먹는다.

그런데 교토에는 그것과 뿌리부터 다른 스시가 따로 있다. 京寿司, 즉 교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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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즈시 100g 기준 약 193 kcal

탄수화물 약 25.8g · 단백질 약 7.0g · 지방 약 7.8g

생선이 얹힌 음식치고 지방 비중이 낮아 보이지만, 무게의 절반 이상이 밥이라 그렇다. 한 줄이 500g을 넘는 경우도 흔하니 실제 한 끼 열량은 만만치 않다.

목차

바다가 멀었던 내륙의 도시, 교토의 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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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는 내륙 분지다. 사방이 산으로 막혀 있고, 가장 가까운 바다인 와카사만까지도 70km가 넘는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 처럼 내륙 분지에서 생선을 다루고 보존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붕어초밥에서 시작된 이야기

스시의 조상은 나레즈시(熟鮓)로 알려져 있다. 밥에 생선을 파묻어 몇 달씩 발효시키는 저장식이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교토 북쪽 비와호의 붕어초밥, 나레즈시鮒鮓다. 밥의 당분을 먹은 유산균이 산을 만들어 부패를 막았다.

그 과정에서 생선의 머리뼈와 등뼈까지 물러지고, 시큼하면서 버터와 치즈를 섞은 듯한 독특한 향이 생긴다고 한다. 현대 스시가 밥에 식초를 넣는 이유가 바로 이 신맛을 대신하기 위해서라는 견해도 있다.

몇 달을 기다려야 나오던 신맛과 감칠맛을 짧게 당겨오는 이 과정이 스시의 역사이기도 하다.

간사이에서는 헤이안 시대부터 나무틀에 넣어 누른 형태가 있었고, 에도 시대에 이것이 상품화되면서 하코즈시와 보우즈시로 갈라졌다.

교토의 초밥엔 날 생선이 들어가지 않는다?

교즈시의 재료에는 회가 들어가지 않는다. 소금에 절이거나, 식초로 조이거나, 굽거나, 조려서 이미 맛이 완성된 상태로 올리는 게 전통이다.

재료에 간이 되어 있으니 밥에도 그에 맞춰 단맛을 확실히 넣는다. 그래서 먹을 때 간장이 필요 없다.

교토에서 니기리즈시가 일반화된 것은 전후의 일로 그 전까지 교토의 스시집 대부분은 누름 계열을 팔았다.

그래서 교즈시를 요약할 때 흔히 고등어·상자·말이라는 세 글자를 든다. 사바즈시, 하코즈시, 마키즈시다.

구분하코즈시사바즈시무시즈시
핵심 동작 누른다 절인다 찐다
주재료 도미, 새우, 붕장어, 달걀말이 고등어, 다시마 붕장어, 표고, 달걀지단
먹는 온도 상온 상온 뜨겁게
형태 사각으로 잘라낸 조각 막대를 통썰기 그릇째 담아냄
제철 연중, 여름엔 갯장어 연중, 가을·겨울에 기름 오름 대체로 10월 중순~3월 중순

하코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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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즈시箱寿司는 이름 그대로 상자에 넣어 만든다. 바닥판과 옆틀, 누름뚜껑으로 이루어진 나무틀에 밥과 재료를 켜켜이 채우고 위에서 눌러 굳힌다.

굳은 덩어리를 틀에서 빼내 칼로 잘라 나눈다. 한 점씩 쥐어 만드는 니기리와 반대로, 통째로 완성한 뒤에 자르는 방식이다.

오사카의 하코즈시

오늘날 우리가 떠올리는 층층이 화려한 하코즈시는 계보상 오사카 쪽 발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본 농림수산성 향토요리 자료에 따르면, 원래 서민들은 고등어나 전갱이 같은 흔한 생선으로 눌러 먹었다.

그러다 메이지 시대에 오사카 셈바의 한 스시집이 도미와 새우, 붕장어 같은 고급 재료를 얹은 형태를 고안했다.

한입 크기로 잘린 조각들이 상자 안에 색색으로 늘어선 모습 때문에 작은 상자에 담긴 가이세키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교토는 이 형식을 받아들이되 재료를 자기 식으로 바꿨다. 대표적인 것이 갯장어를 올린 하모 하코즈시다.

갯장어는 생명력이 유난히 강해 바다에서 먼 교토까지 살아서 들어올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생선이었다. 여름의 교토가 이 재료로 유명한 이유다.

하코즈시는 만든 직후보다 두세 시간 지난 쪽이 맛이 안정된다. 다만 냉장고에 오래 두면 밥이 딱딱해지므로 서늘한 실온에 두고 그날 안에 먹는 편이 낫다.

사바즈시

사바즈시는 교토 스시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고등어(사바) 반 마리를 통째로 밥 위에 얹고 다시마로 감싸 막대 모양으로 만든다.

교토는 멀어도 십팔리

후쿠이현 오바마에서 교토까지 이어지는 옛길을 사바카이도, 고등어길이라 부른다. 약 70km 남짓이다.

이 길에는 오래된 말이 붙어 있다. “교토는 멀어도 십팔리”라는 문장인데, 무거운 짐을 지고 밤새 산을 넘던 행상들이 스스로를 다독이던 말이었다.

고등어는 상하기 쉬운 생선이다. 그래서 새벽에 잡아 올린 즉시 소금을 한 번 뿌리고 곧장 출발했다.

밤새 걸어 교토에 도착할 무렵이면 소금이 속까지 고루 배어 있었다. 또,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숙성이 일어나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바뀌며 감칠맛이 올라갔다.

교토의 요리사들은 이 “와카사의 한소금 고등어”를 사다가 소금기를 빼고 식초와 다시마로 다시 조여 스시로 만들었다.


소금 하루, 식초 하루

고등어를 식초로 조이는 시메사바 공정은 먼저 하루 동안 소금에 재우고, 그다음 하루를 식초에 담근다. 소금이 물기를 빼내 살을 조인 뒤 식초가 들어가는 순서다.

산이 하는 일은 두 가지다. 하나는 단백질을 굳혀 살을 불투명하고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다. 열을 가하지 않고 익힌 것과 비슷한 상태를 만든다.

다른 하나가 더 중요하다. 등푸른생선 특유의 비린내를 내는 성분들은 산성 환경에서 공기 중으로 날아가지 못하게 붙잡힌다. 그래서 식초에 절인 생선은 오히려 갓 잡은 것 같은 산뜻한 향을 낸다.

여기에 다시마가 한 층을 더한다. 감칠맛을 더하는 동시에 표면 수분을 잡아 살이 무르는 것을 막아준다.

전문점으로서 사바즈시를 처음 상품화한 곳은 1781년 기온에서 문을 연 이즈우いづう로 알려져 있다. 그전까지는 집집마다 명절에 만들어 먹던 음식이었다고 한다.

사바즈시는 차갑게 먹는 음식이 아니다. 냉장 보관했다면 먹기 30분 전쯤 꺼내 실온에 두어야 밥이 풀리고 고등어 지방이 제 맛을 낸다.

보우즈시, 그리고 밧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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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보우즈시さばぼうずし

누름초밥이라는 큰 범주 안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사각 틀에 눌러 잘라내는 상자형과, 가늘고 길게 성형하는 막대형이다.

후자가 보우즈시다.우리나라에선 봉초밥으로 흔히 알려져있다. 일본어 사전은 가늘고 긴 나무틀에 재료를 채워 만든 누름초밥으로 정의하되, 행주나 김발로 말아 만든 것도 포함시킨다.

교토의 사바즈시는 대개 후자 쪽이다. 김발과 행주로 말아 형태를 잡기 때문에 단면이 각지지 않고 둥글게 나온다.

여기서 오사카의 밧테라와 갈린다. 같은 고등어 초밥인데 성격이 꽤 다르다.

바테라는 나무틀에 눌러 만들어 단면이 사각이다. 고등어를 얇게 저며 쓰고 그 위에 얇은 다시마를 한 장 덮는다.

1891년 오사카의 한 스시집에서 고안했다고 전해지며, 처음에는 전어를 썼다가 값이 싼 고등어로 바뀌었다.

이름의 유래도 재미있다. 농림수산성 자료에 따르면 작은 배를 뜻하는 포르투갈어에서 왔다. 초밥의 모양이 배를 닮았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교토는 말아서 두툼하게, 오사카는 눌러서 얇고 반듯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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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테라バッテラ

교토의 보우즈시가 고등어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여름에는 갯장어, 그 밖에 붕장어와 삼치, 전갱이, 작은 도미를 올린 것들이 계절 따라 나온다. 여름 오봉 무렵 다이몬지 행사에 맞춰 한정 보우즈시를 내놓는 가게도 있다.

무시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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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다는 뜻의 무시와 스시의 합성어인 무시즈시는 이름 그대로 쪄먹는 스시다. 교토와 오사카 등지에서는 겨울마다 돌아오는 대표적인 계절메뉴다.

무시즈시蒸し寿司, 다른 이름으로 누쿠즈시다. 간사이 말로 따뜻하다는 뜻의 “누쿠이”에서 온 이름이다. 구운 붕장어와 달게 조린 표고, 박고지를 섞은 초밥 등 다양한 재료를 그릇에 담고 달걀지단을 덮은 뒤 찜기에 통째로 올린다.

뚜껑을 열면 김이 먼저 올라오고, 그 아래로 온통 노란 지단이 깔려 있다. 무시즈시는 교토하면 떠오르는 겨울 풍경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식초의 날 선 신 맛은 열에 날아가면서 맛이 눈에 띄게 둥글어진다. 대신 표고와 붕장어의 향이 김을 타고 올라온다. 차가운 스시가 재료의 윤곽을 또렷하게 보여준다면, 이쪽은 모든 재료를 한 덩어리의 온기로 뭉쳐서 내놓는다.

무시즈시의 발상지

발상지에 대해서는 정리된 정설이 없다. 교토 발상이라는 설명이 흔하지만, 오사카 스시의 한 갈래로 분류하는 자료도 많다.

나가사키에는 별도로 누쿠즈시温ずし라는 향토요리가 있고, 시마네와 고치에서도 비슷한 것을 낸다. 간사이보다 서쪽에서는 제법 알려진 존재다.

확실한 것은 이것이 겨울 한정 메뉴이며, 지금은 내놓는 가게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가게마다 기간이 다르지만 대체로 10월 중순에서 3월 중순 사이에 많이 낸다.


지라시즈시와 무시즈시

엄밀히 말하면 무시즈시는 완전히 별개의 음식이 아니다. 지라시즈시를 그릇에 담아 찐 것이라고 설명하는 자료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차이를 따지려면 먼저 지라시즈시 쪽이 둘로 갈린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관동식은 초밥 위에 회를 얹는다. 우리가 흔히 아는 해산물 덮밥 형태다. 재료 하나하나의 신선함이 핵심이다.

간사이식은 다르다. 조리거나 구운 재료를 잘게 썰어 밥에 섞어 넣고, 그 위에 달걀지단 같은 것을 덮는다. 이쪽을 바라즈시라 부른다.

무시즈시의 원형은 후자다. 애초에 회가 들어가지 않으니 통째로 열을 가할 수 있다.

관동식 지라시는 구조상 찔 수가 없다. 회를 찌면 그건 이미 다른 음식이다. 결국 차이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온도, 재료의 조리 여부, 그리고 담는 그릇이다.

지라시즈시는 넓은 그릇에 펼쳐 담아 눈으로 먼저 먹는 음식이다. 무시즈시는 뚜껑 달린 작은 그릇에 담아 찜기에 통째로 올린다.

뚜껑을 열어 지단을 뒤집는 그 순간까지 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독특하다. 김이 먼저 올라오고 그다음에 노란 지단이 드러난다. 그 속으로 갖가지 재료가 들어있는 것이 지라시즈시와의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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