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하리(うすはり), 세계에서 가장 얇은 0.9mm 유리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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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얇은 유리잔

우스하리(うすはり), 세계에서 가장 얇은 0.9mm 유리잔 count(title)%, 키키키 개나리 scaled

우스하리(うすはり)는 일본어로 ‘얇은 유리’를 뜻한다.

이름 그대로 두께 1mm도 안 되는 유리잔이다. 쇼토쿠 글라스(Shotoku Glass)의 우스하리 시리즈는 두께가 약 0.9mm로, 일반 유리잔(2~3mm)의 절반도 안된다.

일반 유리잔 vs 우스하리잔

일반 유리잔 두께: 약 2~3mm

우스하리잔 두께: 약 0.9mm

종이 한 장이 약 0.1mm — 우스하리잔의 두께는 종이 9장을 겹친 정도다.

잔을 들면 손바닥에 음료가 직접 얹혀 있는 것 같은 가벼움이 느껴진다.

투명도도 남다르다. 극도로 얇은 유리벽 덕분에 맥주의 색과 빛이 왜곡 없이 그대로 전달된다. 광고나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음료의 색을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는 잔으로 자주 선택받는 이유다.

전구 공장에서 태어난 잔

우스하리는 전구를 만들던 기술자들이 만들어낸 잔이다.

쇼토쿠 글라스는 1922년 도쿄 스미다구에서 전구 제조사로 출발했다. 전구 유리는 얇고 균일하게, 정확한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장인들은 입으로 유리를 불어 성형하는 취관 기법으로 수천 개의 전구를 하나씩 만들었다.

20세기 후반 들어 전구 제조 공정이 자동화되면서, 쇼토쿠 글라스는 방향을 틀었다. 수십 년간 갈고닦은 얇은 유리 성형 기술을 그대로 식기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1989년, ‘우스하리’ 시리즈가 탄생했다. 전구를 불던 기법으로 만든 이 잔은 일본 고급 식당과 스시 오마카세 가게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지금은 해외에서도 꾸준히 찾는 브랜드가 됐다.

에도 유리와 스미다구

쇼토쿠 글라스가 자리한 도쿄 스미다구는 에도(江戸) 시대부터 유리 공예의 중심지였다. 에도 유리는 섬세한 수작업으로 만드는 일본 특유의 공예 유리로, 쇼토쿠 글라스는 이 전통을 잇는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우스하리잔이 주는 매력

 

우스하리(うすはり), 세계에서 가장 얇은 0.9mm 유리잔 count(title)%, 우스하리 잔 마시는 scaled

맥주 한 모금을 마실 때, 사실 가장 먼저 경험하는 것은 맛이 아니다. 잔이다.

입술이 유리에 닿고, 그 다음 음료가 들어온다. 잔이 두꺼우면 입술이 유리를 먼저 의식하게 되고 음료는 그 뒤로 밀려난다. 잔이 얇으면 그 순서가 달라진다. 유리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음료가 처음부터 직접 닿는 느낌이 든다.

맥주 감각 평가 전문가 랜디 모셔(Randy Mosher)는 저서 Tasting Beer에서 잔의 림(rim) 형태가 음료가 혀의 어느 지점에 먼저 닿는지를 바꾼다고 설명한다. 얇은 림은 입술의 자연스러운 곡선과 더 잘 맞아 음료를 마시기에 쾌적하다고도 덧붙인다.

촉각이 맛 경험의 일부가 되는 순간이다. 우스하리잔을 처음 써본 사람들은 그 감각에 놀라는 것도 어느 정도 이 이유에서다.

우스하리잔의 라인업

 

우스하리(うすはり), 세계에서 가장 얇은 0.9mm 유리잔 count(title)%, image scaled
다양한 우스하리 잔 라인업
출처 : 쇼토쿠 글라스

우스하리잔이라고 하면 맥주잔 하나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용도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쇼토쿠 글라스의 우스하리 라인업 몇가지와, 비슷한 컨셉의 도요사사키 우스라이를 함께 살펴본다.

쇼토쿠 글라스 우스하리

종류 용량 형태·특징 어울리는 술
텀블러 S/M/L/LL 85~510ml 원통형 기본형. 가장 범용적 맥주, 하이볼, 물
올드패션드 M/L 약 180~260ml 낮고 넓은 온더락 형태 위스키 온더락, 소주
다이긴죠 250ml 바닥 중앙에 돌기 있음. 사케 향기 집중용 사케, 와인
필스너 355ml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필스너 형태 라거, 필스너 맥주

이 중 다이긴죠(大吟醸) 글라스는 구조가 독특하다. 잔 바닥 중앙에 작은 돌기가 있는데, 사케를 따른 뒤 잔을 살짝 돌리면 이 돌기가 교반 역할을 해 향기 성분이 더 잘 올라온다. 일본 양조장과 고급 사케 바에서 테이스팅 잔으로 즐겨 쓰인다.

각 제품은 오동나무 상자에 개별 포장되어 판매되며,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도요사사키 우스라이

우스하리를 검색하다 보면 우스라이(うすらい)라는 이름이 함께 등장한다.

도요사사키(東洋佐々木)는 1878년 설립된 TOYO사와 1902년 설립된 SASAKI사가 합병해 탄생한 일본 최대 규모의 유리 제조사다. 우스라이는 이 브랜드의 얇은 유리잔 라인업으로, 림을 극도로 얇게 마감하는 방식은 우스하리와 같다.

우스하리 vs 우스라이, 뭐가 다를까

우스하리(쇼토쿠)는 전체를 장인이 입으로 불어 만드는 완전 핸드메이드다. 잔마다 미세한 개체 차이가 있고, 가격대가 높다.

우스라이(도요사사키)는 자동화 라인과 핸드메이드를 병행하며, 품질은 충분히 높으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일부 라인은 HS 이온 강화 처리로 내구성도 보강되어 있다.

선물이나 소장 목적이라면 쇼토쿠 우스하리, 일상적으로 쓸 잔을 찾는다면 도요사사키 우스라이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세척과 보관

세척 시 주의사항

우스하리 잔은 얇은만큼 설거지를 하다가 깨지기 쉽다
또, 우스하리잔과 우스라이잔 모두 식기세척기 사용이 불가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고온 세척수가 내열 처리가 되지 않은 유리에 충격을 준다.

둘째, 수압 문제다. 0.9mm짜리 잔은 놀라울 정도로 가볍다. 식기세척기 내부에서 물이 분사되면 잔이 제자리를 유지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흘러다닌다. 옆면에 부딪혀 깨지는 건 시간 문제다.

쇼토쿠 글라스 공식 안내에도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모두 사용 불가로 명시되어 있다. 도요사사키 우스라이 일반 라인도 마찬가지다.

보관 시 주의사항

잔을 겹쳐 쌓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일반 유리잔과 달리 위에서 누르는 무게만으로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가장 좋은 보관 방법은 구매 시 동봉된 나무 상자를 그대로 활용하거나, 개별 선반에 올려두는 것이다.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취약하므로, 얼음이 가득한 잔에 뜨거운 음료를 붓는 것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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