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은 어쩌다가 맥주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맥주를 마실 때 느껴지는 상쾌한 쓴맛, 코끝을 스치는 시트러스나 허브 같은 향기. 이 모든 것의 출발점에는 이라는 작은 식물이 있다.

홉은 영어로 Hops, 학명은 Humulus lupulus라 하며, 삼과(Cannabaceae)에 속하는 덩굴성 다년생 식물이다. 홉 품종과 산지에 따라 감귤, 소나무, 장미, 후추, 열대과일까지 놀라울 만큼 다채로운 향이 난다.

홉은 맥주에 쓴맛과 향을 부여하고 보존력을 높이는 데 사용되는 식물의 암꽃(솔방울 모양의 구과)을 가리킨다. 영어로는 단수형 Hop, 복수형 Hops로 쓰이며, 양조 분야에서는 거의 항상 복수형으로 사용된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홉 추출물을 불면증과 불안 완화에 활용해 왔으며, 홉 속 프레닐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진정 및 수면 유도 효과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홉이란 무엇인가

홉

홉의 생김새와 구조

홉은 어쩌다가 맥주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count(title)%, 홉의 구조

홉은 삼과(Cannabaceae)에 속하는 덩굴성 다년생 식물로, 대마(Cannabis)와 같은 과에 속한다. 쐐기풀과도 가까운 친척 관계에 있다.

맥주 양조에 쓰이는 부분은 암그루에서만 열리는 솔방울 모양의 구과(strobiles)다. 흔히 ‘꽃’이라 부르지만, 식물학적으로는 구과가 정확한 표현이다.

홉의 구과를 반으로 갈라 보면 내부에 작은 줄기인 스트리그(strig)가 있고, 그 주위로 노란색 왁스 같은 물질이 빼곡하게 달려 있다. 이것이 바로 루플린(lupulin)이다.

루플린은 양조사들이 그토록 귀하게 여기는 쓴맛 수지와 에센셜 오일을 품고 있는 핵심 물질이다.

홉은 줄기가 지지대를 감싸며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홉은 덩굴손을 내어 지지대에 달라붙는 덩굴(vine)이 아니라, 줄기 자체를 감아 올라가는 바인(bine)이라는 점이다.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며, 전성기에는 하루에 약 30cm까지 자라기도 한다. 상업용 재배 시에는 9m 이상까지 줄을 타고 올라간다.

홉은 암그루와 수그루가 분리된 자웅이주 식물이다. 맥주 양조에는 반드시 암꽃만을 사용하며, 수정된 씨앗이 맥주에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상업 재배에서는 수그루를 철저히 제거한다.

홉 주요 산지

홉은 생육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구과 생산을 촉발하려면 하루 15시간 이상의 일조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도 35도에서 55도 사이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상업적 재배가 가능하다.

건조한 기후를 선호하지만 동시에 많은 수분이 필요하고, 각종 병충해에도 취약하다. 이런 조건 때문에 전 세계 생산량의 85% 이상이 독일, 미국, 중국, 체코 네 나라에 집중되어 있다.

홉은 어쩌다가 맥주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count(title)%, 홉 농장

독일의 할러타우(Hallertau) 지역은 736년부터 홉 재배 기록이 남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홉 산지이며, 미국에서는 워싱턴주 야키마 밸리(Yakima Valley)가 압도적인 생산량을 자랑한다.

홉 품종은 산지의 토양과 기후에 따라 전혀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체코 보헤미아의 주황빛 토양에서 자란 사츠(Saaz) 홉은 깔끔하고 세련된 스파이시함으로 유명하고, 독일 바이에른 북부의 할러타우 홉은 허브 향이 특징이다.

영국 켄트 지방의 이스트 켄트 골딩(East Kent Golding)은 독특한 그린 스파이시 향으로 200년 넘게 최고급 페일 에일에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새로운 홉 산지로 주목받고 있다.

뉴질랜드 홉은 자국 내에 홉에 해로운 병해충이 거의 없어 화학 약품 없이 재배가 가능하며, 넬슨 소비뇽(Nelson Sauvin)이나 모투에카(Motueka) 같은 품종이 독특한 열대 과일 향으로 세계 양조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품종이 존재하는 만큼, 양조사가 어떤 홉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맥주의 스타일과 개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같은 레시피라도 홉 하나만 바꾸면 전혀 다른 맥주가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이 홉의 가장 매력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홉은 어떻게 맥주에 들어가게 되었나

맥주 만드는 중세 수도원 양조장

홉 이전의 시대 — 그루이트(Gruit)

기원후 1000년 이전, 유럽의 거의 모든 맥주는 홉 없이 만들어졌다. 그 대신 양조사들은 그루이트(Gruit)라 불리는 허브 혼합물을 맥주에 넣었다.

그루이트의 주요 재료는 습지에서 자라는 보그 머틀(bog myrtle, sweet gale), 야로우(yarrow, 蓍草), 그리고 와일드 로즈마리(wild rosemary) 등이었다.

중세 유럽에서 그루이트의 판매 독점권, 즉 ‘그루이트레흐트(Gruitrecht)’는 교회나 영주가 쥐고 있었으며, 양조사들은 의무적으로 이 허브 혼합물을 구매해야 했다. 사실상 맥주에 대한 세금이었던 셈이다.

그루이트의 정확한 조합은 철저한 비밀이었다. 판매자인 그루이터(Gruiter)는 허브를 분쇄된 곡물과 섞어 팔았는데, 이는 정확한 레시피를 감추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지역마다, 시대마다 그루이트의 구성은 달랐고, 주니퍼, 캐러웨이, 아니스, 심지어 계피와 넛메그 같은 이국적인 향신료가 들어가기도 했다.

그루이트에 환각 성분이?
일부 그루이트에는 사리풀(henbane)이나 벨라도나(nightshade) 같은 향정신성 식물이 포함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루이트 맥주는 단순한 취기를 넘어 도취감과 흥분 효과를 줬다는 기록이 있다.

홉은 오히려 진정 작용을 하는 식물이었기에, 홉으로의 전환은 ‘술의 성격’ 자체를 바꾼 사건이기도 했다.

홉의 등장과 확산

사람들은 맥주에 홉을 넣기 훨씬 전부터 홉이라는 식물을 알고 있었다.

로마의 박물학자 플리니우스(Pliny the Elder)는 기원후 78년경 자신의 저서 박물지(Naturalis Historia)에서 홉을 언급했는데,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은 맥주가 아니라 홉의 어린 순이었다. 그는 홉 순을 ‘갈리아의 아스파라거스’라 불렀다.

pliny the elder

참고로, 이 로마 박물학자의 이름은 2000년대 크래프트 맥주 역사에도 등장한다. 2000년 캘리포니아 산타로사의 러시안 리버 브루잉(Russian River Brewing) 양조사 비니 실루르조(Vinnie Cilurzo)가 만든 더블 IPA의 이름이 바로 ‘플라이니 디 엘더(Pliny the Elder)’다.

홉을 맥주에 처음 기록한 인물에게 바치는 이름답게, 이 맥주는 소나무와 자몽 향이 폭발하듯 쏟아지는 극강의 홉 캐릭터로 유명하다.

알코올 도수 8%에 100 IBU라는 수치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만큼 가볍고 드라이한 바디를 유지하는데,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흐름 자체를 바꾼 전설적인 맥주로 평가받고 있다.

맥주에 홉을 넣었다는 최초의 명확한 기록은 822년, 프랑스 코르비 수도원의 아달하르트(Adalhard) 원장이 남긴 수도원 규칙서에 등장한다. 다소 돌려 표현되어 있지만, 맥주 양조에 홉을 사용했음을 분명히 언급한 문서다.

흥미롭게도, 아달하르트의 기록 이후 홉에 대한 문헌은 약 300년 동안 거의 사라진다. 12세기에 들어서야 홉은 문서상에 다시 화려하게 등장하는데, 이 공백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역사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12세기, 빙엔의 힐데가르트(Hildegard of Bingen) 수녀원장은 자신의 자연과학 저서 피지카 사크라(Physica Sacra)에서 홉의 양조 용도와 함께 홉이 음료의 ‘부패를 막아준다’고 기술했다.

힐데가르트가 홉을 맥주에 처음 사용한 인물로 종종 거론되지만, 실제로는 아달하르트가 300년 이상 앞선 셈이다.

상업적으로 맥주가 본격적인 성공을 거둔 것은 1200년경 독일 브레멘(Bremen)에서였다.

한자동맹(Hanseatic League)의 무역도시였던 브레멘은 베저 강을 통해 북해로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홉의 방부 효과 덕분에 맥주를 네덜란드, 발트해 연안국, 스칸디나비아까지 수출할 수 있었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국제 맥주’였다.

당시 맥주 세계에는 두 가지 계열이 존재했다. 홉을 사용하는 ‘백색 맥주(white beer)’ 양조사 길드와, 여전히 그루이트를 쓰는 ‘적색 맥주(red beer)’ 양조사 길드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다.
각 도시는 둘 중 하나의 전통으로 알려져 있었고, 길드 간의 경쟁은 치열했다.

영국의 저항, 그리고 홉의 최종 승리

홉의 확산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영국은 홉을 가장 늦게 받아들이고 가장 강하게 저항한 나라 중 하나였다.

영국에 홉이 들어간 맥주가 처음 소개된 것은 1400년경 네덜란드를 통해서였다. 하지만 1519년에도 여전히 홉은 ‘사악하고 해로운 잡초(wicked and pernicious weed)’로 불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483년 런던의 에일 양조사들은 시 당국을 설득해, 에일에 홉이나 허브를 넣는 것을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키기까지 했다.

당시 영국에서는 홉을 넣지 않은 음료를 ‘에일(ale)’, 홉을 넣은 음료를 ‘비어(beer)’로 구분했다.
에일은 영국의 전통이었고, 비어는 대륙에서 들어온 낯선 이방인의 음료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홉 맥주는 결국 승리했다. 1500년경 플랑드르 이민자들과 함께 홉 문화가 대규모로 유입되었고, 홉이 주는 보존 효과의 이점을 무시하기는 어려웠다.

1600년경에 이르면 영국의 거의 모든 에일과 비어에 홉이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1700년대 초반에는 홉이 영국까지 완전히 정복했다.

홉의 도입이 맥주를 어떻게 바꾸었나
홉이 도입되기 전, 맥주는 달고 약하며 금방 상했다. 다른 허브들이 맛을 보충해 주긴 했지만, 홉만의 독특한 스파이시한 쓴맛처럼 맥주의 단맛과 균형을 이루지는 못했다.

양조사들이 홉을 숙달하면서부터 더 강하고, 더 일관되며, 더 오래 보존되는 맥주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맥주의 본질 자체가 바뀐 것이다.

홉의 역할

홉의 역할

홉이 맥주에 기여하는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쓴맛, 향기, 그리고 보존력이다.
이 세 가지가 조합되면서 홉은 단순한 향신료를 넘어 맥주의 성격 자체를 정의하는 원료가 되었다.

쓴맛 — 알파산과 이성질화

맥주의 쓴맛은 홉 속 알파산(alpha acid)에서 비롯된다. 알파산의 정식 명칭은 휴물론(humulone)이며, 홉 수지 안에 존재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알파산 자체는 쓴맛이 거의 없고, 물에 녹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알파산이 쓴맛을 내려면 반드시 화학적 변환이 필요한데, 이 과정을 이성질화(isomerization)라 한다.

홉을 뜨거운 맥즙(wort)에 넣고 끓이면 알파산의 분자 구조가 재배열되어 이소알파산(iso-alpha acid, 이소휴물론)으로 변한다. 이소알파산은 원래의 알파산보다 훨씬 강렬한 쓴맛을 내며, 물에 잘 녹는다.

끓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알파산이 이성질화되어 맥주가 더 써진다. 일반적으로 홉을 1시간 끓이면 전체 알파산의 약 25~30%가 이성질화된다. 90분 이상 끓여도 추가 이성질화는 5% 정도에 불과하여, 그 이상은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홉 품종마다 알파산 함량이 다르다. 아로마 홉은 2% 정도까지도 낮은 경우가 있고, 고알파산 품종은 거의 20%에 달한다. 알파산 함량이 높을수록 적은 양으로도 강한 쓴맛을 낼 수 있어, 비터링(bittering) 용도에 경제적이다.

한편, 홉에는 알파산 외에 베타산(beta acid, lupulone)도 있다. 베타산은 끓여도 이성질화되지 않지만, 보관 중 산화되면서 쓴맛을 내기 시작한다.
람빅(lambic)처럼 의도적으로 오래된 홉을 사용하는 맥주 스타일에서는 이 산화된 베타산이 주요 쓴맛 원천이 된다.

IBU란 무엇인가?
IBU(International Bitterness Units)는 맥주의 쓴맛을 수치로 나타내는 국제 단위다. 사람이 맥주에서 쓴맛을 감지하기 시작하는 역치는 약 5~7 IBU 정도이며, 일반적인 라거는 10~20 IBU, 페일 에일은 30~50 IBU, 극단적인 IPA는 100 IBU를 넘기도 한다.

향기 — 홉 에센셜 오일

홉이 주는 두 번째 선물은 향기다. 루플린 전체 구성에서 에센셜 오일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1~4%에 불과하지만, 이 소량의 오일이 맥주의 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까지 홉의 에센셜 오일에서 확인된 화학 화합물은 약 500종 이상이다. 이 중 주요한 네 가지 오일이 전체 향의 80~90%를 차지한다.

오일 성분 향 특성 다른 식물에서의 예시
미르센(Myrcene) 달콤한 당근, 셀러리, 풋잎 향 월계수잎, 타임, 일랑일랑
휴뮬렌(Humulene) 허브, 우디, 스파이시 정향 향 대마(Cannabis sativa)
카리오필렌(Caryophyllene) 스파이시, 삼나무, 라임, 꽃 향 정향, 로즈마리, 흑후추
파르네센(Farnesene) 우디, 시트러스, 달콤한 향 치자꽃

에센셜 오일의 향 특성은 홉이 재배되는 지역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유럽 전통 홉은 허브향과 스파이시한 향이 특징이고, 영국 홉은 허브에 흙내음과 과일향이 가미되며, 미국 홉은 시트러스와 소나무 레진 향이 두드러진다.

뉴질랜드와 호주의 태평양 품종은 열대과일 향이 강하고 감귤 및 꽃향이 어우러진다.

DRY HOPPING

양조 과정에서 홉의 향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끓이는 시간이 길면 에센셜 오일이 증발해 버리므로, 향을 살리고 싶을 때는 끓임이 끝나기 직전에 홉을 투입하거나, 발효가 끝난 후 홉을 첨가하는 드라이 호핑(dry hopping) 기법을 사용한다.

드라이 호핑은 영국 캐스크 에일의 전통적 기법이었는데, 오늘날에는 미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사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하나 있다. 에센셜 오일은 휘발성이 강해서 끓이면 대부분 날아가 버리는데, 실제로 맥주를 마실 때는 끓임 과정을 거친 맥주에서도 홉의 향이 분명히 느껴진다.

양조사가 손으로 홉을 비벼 맡는 향과 잔에서 올라오는 향이 유사한 경우가 많은데, 오일은 이미 사라졌는데 향은 남아 있는 것이다. 홉에는 400종 이상의 향 화합물이 있으며, 그중 일부는 끓임을 견디고 발효 과정에서 다시 활성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존력 — 맥주 오염을 방지하는 천연 방부제

홉이 역사적으로 그루이트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보존력이다.

이 천연 방부 효과 덕분에, 같은 도수의 맥주라도 홉을 넣으면 넣지 않은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상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다.

홉 이전 시대의 맥주는 몇 주 안에 마셔야 했다. 하지만 홉이 들어간 맥주는 몇 달을 버틸 수 있었고, 이는 맥주의 상업적 유통 범위를 혁명적으로 넓혔다.

브레멘과 함부르크의 한자동맹 맥주가 북해를 건너 유럽 전역으로 퍼질 수 있었던 것도, 영국이 식민지 전역에 맥주를 수출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홉의 보존력 덕분이었다.

인디아 페일 에일(IPA)이라는 맥주 스타일 자체가 홉의 보존 능력에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에서 인도까지의 긴 항해를 견디기 위해 홉을 대량으로 넣은 강한 맥주가 바로 IPA의 기원이기 때문이다.


맥주 밖의 홉 — 약용 역사와 효능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홉을 약용 식물로 사용해 온 역사가 있다.

유럽 민간요법에서는 홉을 진정제, 진경제, 진통제, 건위제로 사용해 왔다. 독일과 체코에서는 홉 차를 위장 진정 목적으로 마셨고, 베개 속에 건조한 홉을 넣어 수면을 돕는 전통도 있었다.

홉에 들어 있는 메틸부테놀(methylbutenol) 추출물에는 수면 유도 작용과 진정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홉의 프레닐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진정 및 수면 유도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홉에 풍부한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며, 세포 산화를 늦추는 데 기여한다.

특히 홉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인 8-프레닐나린게닌은 폐경기 증상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기도 했다.

한편 홉 오일은 아로마테라피, 방향제, 입욕제 등 허브 산업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맥주의 원료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은 수백 년의 약용 역사를 가진 다재다능한 식물인 셈이다.

11세기에는 거의 어떤 맥주도 홉으로 만들지 않았다. 그로부터 천 년이 지난 지금, 홉 없이 만드는 맥주는 거의 없다. 이 한 문장이 맥주 역사에서 홉의 위상을 명확히 보여준다.

홉은 맥주에 쓴맛을 주어 맥아의 단맛과 균형을 이루게 했고, 수백 가지 향 화합물로 맥주에 무한한 개성을 부여했으며, 항균 작용으로 맥주가 지역을 넘어 세계로 퍼질 수 있게 만들었다. 홉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아는 맥주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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