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마리(Rosemary)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인 상록성 관목으로, 바늘 모양의 향기로운 잎과 연보라색·파란색 등의 작은 꽃을 피우는 허브입니다. 민트과인 꿀풀과(Lamiaceae)에 속하며, 학명은 Salvia rosmarinus로 불립니다. 로즈마리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바다의 이슬”을 의미하며, 바닷바람이 스며든 듯한 청량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인들은 로즈마리를 신성한 식물로 여겨 의식에 사용하고 약효를 기록하였고, 중세 유럽에서는 로즈마리를 말려 베개 밑에 넣어 악령과 마녀를 쫓고 역병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기억력 향상”의 효능이 있다고 여겨져 고대 그리스의 학생들이 로즈마리 화환을 머리에 쓰고 수업을 들었다는 일화도 전해집니다. 이러한 연유로 로즈마리는 추억과 기억의 상징으로 여겨져 유럽 전역에서 오랫동안 결혼식의 화관이나 장례식의 추모 식물로 사용되었습니다.

향료 역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식물로 14세기 헝가리의 엘리자베스 여왕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 “헝가리 워터”(Hungary Water)는 유럽에서 최초로 알코올을 기반으로 한 향수로 알려져 있는데, 바로 이 로즈마리가 주요 원료였습니다. 헝가리 워터의 고존 레시피에는 신선한 로즈마리와 타임을 브랜디에 담가 증류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으며, 이후 라벤더, 민트, 세이지 등 허브와 감귤류 꽃을 추가한 변형도 등장했습니다. 이처럼 로즈마리는 현대 조향술의 태동기부터 핵심 재료로 쓰여왔으며, 르네상스 시대 이후로도 유럽 전역에서 방향제와 향수에 즐겨 활용되었습니다.
로즈마리 추출 방식 및 생산 방식
로즈마리 향료는 전통적으로 증류법을 통해 얻습니다. 18세기 이전에는 허브를 알코올에 담가 만드는 허브 추출주나 티목서 형태로 사용되었으나, 근대에 증류기가 발달하면서 본격적으로 에센셜 오일을 뽑아내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가장 흔한 방식은 수증기 증류로, 개화 직전의 로즈마리 잎과 꽃을 수증기로 쪄서 휘발되는 향기 성분을 냉각 포집합니다. 이 증류법으로 얻은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은 투명한 담황색을 띠며 상쾌한 허브 향을 농축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동양의 증류주나 허브 식초에도 로즈마리가 쓰였지만, 현대에는 순도 높은 오일을 얻기 위해 주로 수증기 증류를 활용합니다. 한편, 최근에는 초임계 CO₂ 추출과 같은 첨단 기술도 도입되어 로즈마리의 유용 성분을 더 온전하게 추출하기도 합니다. CO₂ 추출법으로 얻은 로즈마리 추출물은 항산화 물질(로즈마린산, 카르노솔 등)이 풍부하여 식품 보존료로 승인받을 만큼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지닙니다. 조향 분야에서는 이러한 추출물보다는 향기 성분 위주의 에센셜 오일을 주로 사용하지만, 필요한 경우 특정 성분을 강화하거나 제거한 분별 증류 제품도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테르펜을 제거한 로즈마리 오일은 휘발성의 거친 톱 향을 줄이고 부드러운 향만 남겨 향수에 쓰기 좋게 가공한 것입니다.
로즈마리 생산지에 따른 품종 비교
로즈마리는 전 세계 온대 기후지대에서 재배되지만, 상업적 향료 생산지로는 지중해 연안 국가들이 유명합니다. 특히 프랑스 남부, 스페인, 튀니지, 모로코 등이 주요 산지로서, 건조한 바닷바람이 부는 토양에서 향이 진한 로즈마리가 자랍니다. 이들 지역에서 대량 재배된 로즈마리는 증류공장을 통해 에센셜 오일로 생산되어 국제 향료 시장에 공급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생산지와 품종에 따라 로즈마리 오일의 화학 조성(케모타입)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은 크게 몇 가지 케모타입(chemotype)으로 분류되는데, 대표적으로 1,8-시네올(ct. cineole), 캠퍼(ct. camphor), 베르베논(ct. verbenone) 유형이 있습니다.
로즈마리의 향과 주요 노트

로즈마리는 아로마틱 향조로 분류되며, 특히 시트러스 계열의 상쾌한 향수나 푸제르(fougère) 계열의 남성향수에서 두루 사용됩니다. 역사적으로 18~19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오데코롱(Eau de Cologne)들의 전형적인 레시피에 빠지지 않는 재료가 로즈마리였고, 오늘날에도 클래식 콜론의 향기를 낼 때 꼭 활용됩니다. 로즈마리는 탑노트에 배치되어 첫 인상을 산뜻하게 열어주거나, 허브 부케의 일원으로 미들노트에서 녹색의 풍부함을 더해줍니다. 특히 시트러스(감귤류)와 궁합이 매우 좋아서, 레몬, 베르가못, 오렌지 등의 톱노트와 함께 쓰이면 서로의 싱그러움을 배가시킵니다.
푸제르(fougère) 타입에서는 라벤더+오크모스+쿠마린 조합에 로즈마리가 곁들여져 한층 자연적인 이끼 향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또한 시프레(Chypre)나 오리엔탈 계열에서도 로즈마리가 은근히 등장해 향의 면모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이렇듯 로즈마리는 향수 장르를 막론하고 조연으로 활약하며, 향에 자연스러운 녹빛 생동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향수에서 로즈마리의 사용 농도는 대체로 낮은 편입니다. 휘발성이 강하고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전체 포뮬러의 1~5% 미만으로 소량 배합하여 다른 노트와 조화를 꾀합니다. 특히 시트러스 콜론에서는 레몬, 오렌지 등의 상쾌함을 뒷받침할 정도로만 쓰이고, 허브가 전면에 나오는 디자인이라면 5% 안팎으로 올리기도 합니다. 또한 남성 스킨제품이나 애프터쉐이브에도 로즈마리가 자주 포함되는데, 이는 살짝 스치듯 느껴지는 허브 쿨링 향이 면도 후 상쾌함을 주기 때문입니다.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의 향은 한 마디로 신선하고 허브틱하며 캠퍼 특유의 맑은 약향이 어우러진 향입니다. 갓 딴 로즈마리 잎을 비비면 먼저 톡 쏘는 민트와 유칼립투스 같은 시원함이 올라오는데, 이는 주요 성분인 1,8-시네올과 멘톨류가 만들어내는 느낌입니다. 동시에 코를 찌르는 캠퍼 냄새가 존재감 있게 나타나며, 약간은 솔잎이나 전나무 수액을 연상시키는 녹색의 우디 향도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실제로 로즈마리 생잎에는 드물게 버터처럼 고소한 뉘앙스도 느껴지는데, 이것이 요리에 풍미를 더해주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다만 건조한 로즈마리는 이러한 풍부한 향의 결이 약간 단조롭게 변해버리기 때문에, 신선한 로즈마리에서 추출한 오일이 가장 복합적인 향미를 지닙니다.
향료로서 로즈마리 오일은 발향력이 좋고 휘발이 빠른 편이라, 향수의 탑노트~미들노트 사이에 포지셔닝됩니다. 보통 첫 향에서 톡 쏘는 허브감을 주고 빠르게 날아가지만, 일부 잔향은 미들까지 남아 다른 향과 어우러집니다. 1,8-시네올 함량이 높은 시네올형 로즈마리일수록 향의 인상이 가볍고 날카로워 탑노트 역할을 확실히 하고, 베르베논형처럼 부드러운 향은 비교적 지속성이 있어 미들노트에서 은은히 풀내음을 이어갑니다. 캠퍼형 로즈마리는 약간 수지나 흙내를 동반하여 미들노트에 깊이를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로즈마리 향을 맡으면 처음에는 “아! 로즈마리” 하고 알아챌 정도로 분명하지만, 향수 블렌딩 속에서는 금세 다른 노트와 조화되어 스며드는 조연이 됩니다. 이는 라벤더처럼 존재감이 도드라지는 허브와 달리 로즈마리가 배경에 잘 녹아드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로즈마리는 향수에서 “숨은 감초” 같은 역할을 많이 맡으며, 전체적인 향의 신선함과 생기를 높여주되 앞에 나서지 않는 겸손한 향조로 활용됩니다.
케모타입에 따른 향기상의 차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시네올형 로즈마리 오일은 멘솔처럼 쿨하고 선명해서 남성적인 바바숍 향을 떠올리게 하는 반면, 베르베논형은 상대적으로 달콤한 풀잎향으로 세련된 자연주의 향수에 잘 어울립니다. 캠퍼 함량이 높은 오일은 지나치게 강하면 자칫 좀약(나프탈렌) 향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소량 블렌딩하면 향에 빈티지한 매력을 부여합니다. 종합하면 로즈마리는 “허브+캠퍼+우디”의 삼중주를 이루는 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시네올, 캠퍼, 베르베논 등의 비율 조절을 통해 청량함을 강조하거나 따스함을 살리는 식으로 향의 톤앤매너를 결정하게 됩니다.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과 블렌딩하기 좋은 향료
향료로서 로즈마리는 여러 노트와 폭넓게 블렌딩될 수 있지만, 특히 잘 어울리는 조합들이 있습니다. 우선 앞서 언급했듯 시트러스 계열은 로즈마리와 가장 찰떡인 궁합입니다. 레몬, 베르가못, 오렌지 같은 상큼한 과실 향에 로즈마리의 허브향이 더해지면, 마치 지중해 해변의 정원을 연상시키는 밝고 깨끗한 향이 됩니다. 또한 라벤더와의 조합도 전통적입니다. 로즈마리와 라벤더는 둘 다 프로방스 지방을 대표하는 허브로서, 함께 쓰이면 전형적인 아로마틱 허브 부케가 완성됩니다. 여기에 타임, 세이지, 바질, 마조람 등 다른 허브들을 약간씩 곁들이면 입체적인 허브 향조의 하모니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디 노트와도 잘 어울리는데, 로즈마리 자체가 약간의 침엽수 느낌을 가지고 있어 소나무, 사이프러스, 시더우드 등의 노트와 조화를 이룹니다. 예컨대 로즈마리와 솔잎 향을 섞으면 더 운치있는 숲 향기가 되고, 로즈마리와 시더우드를 섞으면 드라이한 허브 우디 향으로 남성적 느낌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스파이스 계열 중에서는 로즈마리의 캠퍼러스함과 통하는 유향(올리바넘)이나 클로브 등의 약간 쓴 향신료, 그리고 후추나 패츌리 같은 노트와도 의외로 어울립니다. 이는 허브 향에 알싸함과 깊이를 부여하여 성숙한 분위기를 내는 조합입니다.
반대로 꽃 향기 중에선 로즈마리가 주로 백합, 제비꽃, 아이리스처럼 파우더리한 플로럴과 매치되어 부케에 자연스러운 흙내음을 더하는 데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섬세한 꽃향에 한 자락의 허브를 넣어 토양의 향을 느끼게 하는 기법입니다.
정리하면, 로즈마리는 시트러스, 라벤더, 기타 허브, 우디, 스파이스 노트들과 두루 어울리지만, 해조류나 강한 머스크같이 방향성이 전혀 다른 노트들과는 배합을 피하는 편입니다. 로즈마리 특유의 허브향은 서로 성격이 맞는 노트들과 섞일 때 전체 향의 조화와 통일감을 높여줍니다. 그래서 조향사들은 로즈마리를 향수의 “향의 뼈대”를 세우는 데 활용하기보다는, 이미 짜여진 구조 속에 밸런서를 넣듯 첨가하여 향의 완성도를 높입니다.
샌달우드를 사용한 대표적인 상업용 향수

- 겔랑 “지키” (Jicky, 1889) – 현대 향수의 효시로 불리는 겔랑의 걸작으로, 원래는 여성용으로 출시되었지만 남성들도 즐겨온 유서 깊은 향수입니다. 탑노트에 라벤더와 베르가모트의 상큼함이 있고 거기에 로즈마리가 살짝 가미되어 허브 쿠키 같은 독특한 향을 냅니다. 이어지는 미들노트에서는 제라늄과 재스민이 나타나고, 베이스에는 바닐라와 시벳의 관능적인 향이 깔립니다. 이 조합 속에서 로즈마리는 튀지 않지만 전체를 산뜻하게 조율하며, 지키 특유의 프로방스 시골풍의 매력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 디올 “오 소바쥬” (Eau Sauvage, 1966) – 시트러스 아로마틱의 대명사 격인 남성용 향수입니다. 레몬의 톡 쏘는 첫 향을 로즈마리가 받쳐주어 매우 청량한 인상을 주며, 미들에는 바질과 재스민이 어우러져 세련됨을 더합니다. 특히 이 향수는 라벤더 사용을 최소화하고 대신 로즈마리로 허브감을 살린 예로 유명한데, 덕분에 향이 한층 투명하고 가벼우면서도 남성적인 깔끔함이 돋보입니다. 베이스에는 오크모스와 베티버가 있어 클래식한 깊이를 주고, 전반적으로 로즈마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맑은 톤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 아쿠아 디 파르마 “콜로니아” (Colonia, 1916) – 남녀 공용으로 사랑받는 전설적인 이탈리아 오 드 콜로뉴입니다. 시칠리안 시트러스(레몬, 오렌지, 베르가모트)의 화사한 향기에 로즈마리와 라벤더가 조화를 이루어 전형적인 지중해식 허브 시트러스 향을 선사합니다. 미들노트에는 장미와 재스민의 은은한 꽃향도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로즈마리 등의 허브가 꽃향을 바싹하게 잡아주어 중성적인 산뜻함을 유지합니다. 비누처럼 깨끗하고 품위 있는 이 향수에서 로즈마리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콜로니아의 시그니처인 클래식한 비누 내음을 만들어냅니다.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의 파이토케미컬 주요 성분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은 수십 종의 천연 화합물이 섞인 복합체이며, 그 중에서도 향과 효능에 핵심적인 주요 파이토케미컬 성분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먼저 휘발성이 높은 모노테르펜 계열로는 1,8-시네올(유칼립톨), 알파-피넨과 베타-피넨, 캠펜(camphene), 리모넨 등이 함유되어 상쾌하고 솔향 나는 톤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로즈마리 향의 상징이라 할 캠퍼(camphor)는 모노테르펜 케톤류에 속하며, 오일에 약 10~20% 가량 포함되어 특유의 시원하고 알싸한 냄새를 좌우합니다. 보르네올(borneol) 및 보르닐 아세테이트 성분은 약간의 발삼향과 단 향을 더해주고, 테르피넨-4-올, 리날롤 등도 소량 들어 있어 향의 밸런스를 잡아줍니다. 이 외에 베르베논(verbénone)은 특정 케모타입에서 다량 검출되는 성분으로, 시원한 허브향 속에 약간 달콤한 뉘앙스를 부여합니다. 휘발성이 낮은 세스퀴테르펜으로는 베타-카리오필렌이 함유되어 미미하게 스파이시함을 더해줍니다. 요약하면 로즈마리 오일은 시네올, 캠퍼, 피넨류, 보르네올/베르베논 등이 주축을 이루는 구조로, 이들의 배합 비율에 따라 앞서 설명한 케모타입 차이가 나타납니다.
한편, 로즈마리에는 비휘발성 성분들도 풍부한데, 향에는 거의 기여하지 않아 에센셜 오일에는 극미량만 포함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로즈마린산(Rosmarinic acid)과 카르노신산(Carnosic acid)으로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지닌 폴리페놀계 물질입니다. 또한 우르솔산, 카르노솔 같은 디터펜도 들어 있어 약리 활성을 보입니다.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의 CAS 등록번호는 일반적으로 CAS No. 8000-25-7로 표기되며, 식품향료나 화장품 원료로 국제적으로 공인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번호로 84604-14-8은 로즈마리 추출물을 가리킵니다.)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 사용 시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성 물질

천연 로즈마리 오일은 비교적 안전한 편에 속하지만, 일부 성분의 특성상 주의해서 사용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국제향료협회(IFRA)에서는 로즈마리 오일 자체에 대한 특별한 사용 금지 규정은 없으나, 함유된 특정 알러지 유발 가능 성분들에 대한 한도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즈마리 오일에는 천연 리모넨과 리날롤이 소량 들어 있어 향수 완제품 중 해당 성분들이 일정 농도 이상일 경우 알러지 유발 가능성을 표시해야 합니다. 또한 캠퍼와 1,8-시네올 함량이 높은 오일은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향료를 피부에 직접 닿게 사용하는 제품(예: 로션, 크림)에서는 농도를 제한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향수에서는 로즈마리 오일이 낮은 비율로 배합되어 이러한 성분들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민감성 피부를 가진 분이라면 로즈마리 향이 강한 제품을 사용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캠퍼(camphor)는 고농도에서 경련 유발 등 신경독성 위험이 보고된 바 있어, 임산부나 간질 환자에게 로즈마리 오일 사용을 피하도록 권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위험은 매우 높은 용량에서의 경우이며, 일반 향수 사용 수준에서는 거의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 3세 이하 영유아에게는 로즈마리나 유칼립투스처럼 1,8-시네올 함량이 높은 오일을 직접 흡입시키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는 시네올 성분이 영아의 호흡을 일시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보고에 따른 조치입니다. 또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과거 일부 문헌에서 로즈마리 오일이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언급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결정적인 임상 근거는 부족하여 일반적으로는 큰 문제 없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예민한 체질이거나 특정 허브에 알러지가 있는 분은 로즈마리 향 제품을 사용할 때 패치 테스트를 해보는 등 사전 확인이 권장됩니다. IFRA 최신 가이드라인에서는 로즈마리 오일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각 제품 카테고리(향수, 비누, 크림 등)별로 최대 권장 사용량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정용 제품이나 헹궈내는 제품에서는 비교적 높게 (수 %대) 허용되지만, 피부에 남는 향수류에서는 농도를 더 낮게 설정하는 등입니다. 이는 로즈마리 오일 자체보다는 그 속의 캠퍼, 멘톨류 성분의 피부 자극성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다행히 로즈마리 오일은 광독성분(감광성 성분)이 없어 자외선 노출 시의 위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로즈마리의 아로마테라피 효과

로즈마리는 오랫동안 약효가 있는 약초로 여겨져 왔고, 현대 아로마테라피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전통적으로 로즈마리 향은 정신을 맑게 하고 기억력을 높이며 우울감을 덜어주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실제로 “기억의 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로즈마리 오일은 두뇌 활성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과학적 연구도 일부 존재합니다. 2012년 영국의 연구에서는 로즈마리 향을 맡은 성인들의 혈액 속에서 1,8-시네올 성분이 검출되었고, 그 농도가 높을수록 인지 과제 수행 속도와 정확도가 향상되는 상관관계를 발견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교실에 로즈마리 오일을 확산시켰더니 학생들의 기억 테스트 성적이 향상되었다는 보고도 있어 흥미를 끌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들은 로즈마리 향이 주는 각성 효과가 단순히 심리적인 느낌 이상의 생화학적 작용일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한편으로 샘플 수가 적은 소규모 연구들이므로 일반화에는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로즈마리 오일의 기분 개선 및 진정 효능에 대해서도 논쟁이 있습니다. 일부 아로마테라피스트들은 로즈마리 향이 우울감을 완화하고 마음에 활력을 준다고 주장해왔고, 실제로 실험에서 가벼운 항우울 작용이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로즈마리는 기본적으로 자극성 향이기 때문에 과도하면 불안이나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로즈마리의 정신적 효과는 복용량과 개인 컨디션에 따라 상반될 수 있는 부분이며, 집중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누그러뜨리는 향은 아니라는 점은 대체로 합의되어 있습니다.
신체적인 아로마테라피 효능으로는 통증 완화, 근육 피로 회복, 탈모 예방 등이 거론됩니다. 로즈마리 오일을 희석해 마사지하면 근육통이나 관절통을 줄여준다는 전승적 용법이 있고, 이것이 캠퍼 등 성분의 국소 진통·온열 효과와 맞물려 어느 정도 설명됩니다. 또한 두피에 희석 오일을 도포하면 혈류를 촉진하여 모발 성장을 돕는다는 민간요법이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2015년에는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로즈마리 오일이 미녹시딜 2% 용액과 유사한 수준으로 발모 효과를 보였다는 보고가 나와 주목받았습니다.
이 밖에도 로즈마리 추출물이 함유된 연고가 항염·상처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나, 로즈마리 향이 항균 작용으로 공기 중 미생물을 억제한다는 보고 등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 결과들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임상시험이 부족하여, 아직까지 로즈마리 아로마테라피의 의학적 효능을 확언하기에는 이른 상태입니다. 과학이 밝혀낸 부분과 전통 지식이 어우러져 향후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라고 하겠습니다.
로즈마리를 둘러싼 다양한 에피소드
로즈마리는 문학과 예술에서 기억과 추모의 상징으로 자주 언급됩니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작품에서 로즈마리를 여러 번 등장시키는데, 특히 《햄릿》에서 오필리아가 “여기에 로즈마리가 있어요. 추억을 위한 것이죠”라고 말하며 사랑하는 이를 기억할 것을 당부하는 장면이 유명합니다. 이 구절 덕분에 로즈마리는 “추억의 꽃”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게 되었습니다. 또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도 로즈마리가 애도의 식물로 등장하고,《겨울 이야기》에서는 퍼디타가 “로즈마리와 루(ru)를 가지고 왔다”고 하여 결혼식에 신랑신부의 신의를 기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학 작품들은 당시 유럽 사회에서 로즈마리가 사랑, 기억, 충절의 상징으로 통했음을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문화로는, ANZAC 데이(1차대전 갈리폴리 전투를 기념하는 호주·뉴질랜드의 추모일) 행사에서 가슴에 로즈마리 가지를 꽂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는 갈리폴리 전투지가 터키의 로즈마리가 자생하는 언덕이었던 데서 유래하여, 전사한 용사를 기억하는 표식으로 로즈마리가 선택된 것입니다. 재밌는 사실은 로즈마리는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호주에서는 Remembrance Day에도 로즈마리를 착용하는 풍습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미신으로, 로즈마리 향기가 가득한 정원에는 요정(Fairy)이 산다는 영국의 민담도 있습니다. 그만큼 로즈마리 향은 사람들에게 마법적이고 신비한 느낌을 주었던 모양입니다. 실제로 로즈마리 가지는 중세 연금술사들이 약탕을 만들 때 필수로 넣던 재료였고, 방에 피워 연기로 공기를 정화하기도 했습니다. 17세기 런던의 대역병 때는 병원에서 로즈마리와 향나무를 태워 공기를 소독했다는 기록도 있으며, “네 도둑의 식초”라는 방역 포뮬러에도 로즈마리가 포함되었다고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