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의 시작은 재료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시작이다.
만약 막걸리라면 그 중 쌀은 가장 우선해서 고려해야 할 재료일 것이다.
전통 양조 문헌은 “좋은 쌀, 좋은 물, 좋은 누룩”이라는 원칙을 반복할 뿐, 품종 간 차이가 발효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좀처럼 설명하지 않는다.
이 글은 Makgeolli 양조에서 쌀이 양조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하고. 일본의 주조호적미 체계와 중국 황주(yellow wine)의 원료 선택 방식도 함께 살펴보되, 이를 막걸리에 그대로 이식할 수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index
쌀 한 톨 안에 담긴 네가지 양조 인자
백미 한 톨은 크게 전분, 단백질, 지방, 미네랄로 구성된다. 백미 기준으로 전분이 75~80%, 단백질이 6~8%, 나머지는 지방과 회분이다.
이 성분들은 발효 과정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한다.

| ingredient | role | 함량 방향 |
|---|---|---|
| starch | 당화 기질 → 에탄올 원료 | 높을수록 유리 |
| protein | 질소원 공급 + 잡미·퓨젤 전구체 | 최적 범위 존재 |
| province | 발효 억제, 이취 원인 | 낮을수록 유리 |
| 미네랄(K, Mg) | 누룩 균류·효모 증식 촉진 | 적정량 시 유리 |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양조용 쌀의 기본 요건으로 “전분 함량이 많고 단백질·지방이 적으며, 겉은 단단하되 속은 부드러울 것”을 제시한다.
쌀을 고를 때 봐야 할 두 가지 핵심 축
쌀 선택에서 양조 결과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주는 변수는 두 가지다. 전분 구조(아밀로스/아밀로펙틴 비율)와 단백질 함량이다. 이 두 축이 막걸리의 향미 방향성과 발효 리스크를 동시에 결정한다.
첫 번째 축: 전분 구조와 당화 설계

쌀 전분은 선형 구조의 아밀로스와 분지형 구조의 아밀로펙틴으로 이루어진다. 일반 멥쌀은 아밀로스 약 18~22%, 아밀로펙틴 약 78~82%이며, 찹쌀은 아밀로펙틴이 거의 100%에 가깝다.
전분이 물과 열을 만나 팽윤하고 결정 구조가 풀리는 현상을 호화라고 한다. 이 과정이 충분히 일어나야 누룩 효소가 전분 사슬에 접근해 당화를 시작할 수 있다. 호화가 덜 된 날전분 상태에서는 효소가 기질에 파고들지 못한다.
아밀로스 함량이 높을수록 호화 개시 온도가 올라간다. 아밀로스의 선형 사슬은 수소결합으로 치밀한 결정 영역을 형성해 더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일반 자포니카 쌀의 호화 개시 온도가 58~65°C 범위인 반면, 고아밀로스 품종인 고아미 계열은 74~78°C까지 올라간다.
아밀로스는 효소 접근성도 떨어뜨린다. 아밀로펙틴의 촘촘한 분지 구조는 아밀라제가 여러 지점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구조인 반면, 선형인 아밀로스는 사슬 끝에서 순차적으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한국식품연구원의 연구에서 고아미 계열을 막걸리에 사용했을 때 이 두 요인이 겹쳐 발효 적성이 낮게 평가됐다.
반면 아밀로펙틴이 많은 쌀은 낮은 온도에서 잘 호화되고 효소 접근성이 높다. 그러나 당화 과정에서 아밀로펙틴의 분지 연결고리(α-1,6 결합)는 일반 아밀라제가 끊지 못해, 비발효성 한계 덱스트린이 잔류한다. 이것이 잔당·단맛·바디감의 원천이 되는 동시에 알코올 수율을 낮추는 이유다.
멥쌀(적정 아밀로스)이 찹쌀보다 알코올 수율(16.5% vs 14.0%)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이 기전으로 설명된다. 아밀로스는 일단 호화만 충분히 이루어지면 분지 제약이 없어 발효당으로 더 완전하게 전환된다.
두 번째 축: 단백질 함량과 향미 리스크
단백질은 양날의 검이다. 누룩 프로테아제가 분해한 아미노산은 효모의 질소원이 되는 동시에, Ehrlich pathway를 통해 퓨젤 알코올(이소아밀 알코올·이소부탄올)로 전환될 수 있다.

Makgeolli 덧의 초기 아미노산 농도와 최종 퓨젤 알코올 함량 간의 상관계수(R²)는 0.77~0.94에 달한다 (Pollock et al., PubMed, 2014). 고단백 쌀을 쓰면 퓨젤 생성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높아진다는 뜻이다.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은 Makgeolli 샘플이 관능 평가에서 가장 낮은 종합 선호도를 받았다는 결과도 있다 (Pollock et al., PMC, 2023). 아미노산이 감칠맛의 재료인 동시에, 과잉 시에는 독이 된다.
반대로 단백질이 극도로 낮으면 효모의 질소원이 부족해 발효가 지연될 수 있다. 이 균형점이 막걸리에서는 아직 수치로 명확히 제시된 바가 없다는 점이 한계다.
고단백 쌀을 부득이 사용해야 한다면, 저온 발효(15~17°C 유지)로 Ehrlich pathway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현실적인 보완 전략이다.
찹쌀과 멥쌀의 차이
Makgeolli 레시피에서 “찹쌀” 혹은 “멥쌀”이라는 표현을 볼 때 이것이 품종명인지, 별도의 분류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정확히 말하면 찹쌀과 멥쌀은 품종이 아니라 유전형(Genotype)의 분류all.

Wx 유전자와 네 가지 조합
찹쌀과 멥쌀의 차이는 Waxy(Wx) 유전자 하나에서 온다. Wx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아밀로스 합성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전분이 아밀로펙틴으로만 이루어지게 된다. 이것이 찹쌀이다.
이 유전자 변이는 자포니카와 인디카 어느 계통에서도 독립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즉, 다음 네 가지 조합이 모두 실재한다.
| 조합 | 아밀로스 | 특성 요약 | example |
|---|---|---|---|
| 자포니카 멥쌀 | 18~22% | 호화 용이, 적정 잔당, Makgeolli 기본 | 신동진, 주남, 삼광 |
| 자포니카 찹쌀 | ~0~4% | 잔당 풍부, 에스터 과일 향 우세 | 동진찰, 보람찰 |
| 인디카 멥쌀 | 24~30% | 고아밀로스, 호화 어려움, 단백질 높음 | 태국 재스민, 수입 장립쌀 |
| 인디카 찹쌀 | ~0~3% | 아밀로펙틴 우세, 점성 매우 강함 | 태국 찹쌀(Khao Niao) |
자포니카 vs 인디카
한국에서 재배되는 쌀은 대부분 자포니카 계통이지만, 수입쌀의 상당수는 인디카 계통이다.
인디카 품종의 쌀로 막걸리를 빚을 일은 좀처럼 없지만 인디카가 Makgeolli 양조에서 갖는 이점과 한계는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characteristic | 자포니카 | 인디카 |
|---|---|---|
| 아밀로스 함량 | 18~22% | 24~30% |
| 단백질 함량 | 낮음(5.5~7%) | 높음(7~9%) |
| 전분가(Starch Score) | 77~79% | 82~86% |
| 호화 용이성 | height | lowness |
| price | 상대적으로 높음 | lowness |
인디카가 가진 유일한 양조 이점은 전분가(82~86%)가 자포니카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당화 가능한 기질이 더 많다.
그러나 이 이점은 조건이 충족될 때만 발현된다. 인디카의 높은 아밀로스 함량과 호화 개시 온도를 극복하려면 증자 조건 조정(고온·장시간)과 당화 보조가 필요하다. 이 조정 없이 인디카를 쓰면 높은 단백질이 만드는 퓨젤 리스크와 불완전 당화라는 두 가지 단점만 남는다.
한국식품연구원의 연구에서 인디카 계통 안다(Anda) 품종은 단백질 7.5%로 자포니카(드래찬, 보람찬)의 약 1.5배에 달했다 (Korean Journal of Food Science and Technology, 2013).가격 경쟁력 이외의 양조 이점을 기대하는 어렵다는 결론이다.
멥쌀과 찹쌀, 무엇을 선택하는 게 유리할까?
일반적으로 술을 양조할 때 “단맛을 원하면 찹쌀”이라는 공식이 있다. 찹쌀의 아밀로펙틴이 한계 덱스트린을 많이 남겨 잔당과 바디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조 시 찹쌀 혹은 멥쌀을 선택하는 것은 맛의 방향성 뿐만 아니라 향미의 방향성도 좌우할 수 있다.
2026년 MDPI Foods 연구는 찹쌀 막걸리가 단순히 달기만 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구레움찰 찹쌀로 빚은 막걸리는 에틸 에스터 기반의 과일 향 프로파일이 우세했다. 에틸 부틸레이트(복숭아·파인애플)나 에틸 카프릴레이트(배·사과)처럼 깨끗하고 달큰한 과일 향이다 (Lee et al., Foods, 2026).
반면 멥쌀 막걸리는 아세테이트 에스터(이소아밀 아세테이트의 바나나향, 과도 시 매니큐어 뉘앙스)와 퓨젤 계열 대사(이소아밀 알코올의 래커·솔벤트, 이소부탄올의 쓴 알코올 냄새)가 두드러졌다.
찹쌀의 한 가지 주의점은, 단맛의 원천인 아밀로펙틴과 퓨젤 리스크의 원천인 단백질이 같은 쌀에서 함께 온다는 것이다. 찹쌀은 멥쌀보다 단백질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이 있고, 그에 따라 아미노산도 더 많이 생성된다. 단맛이 퓨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찹쌀의 장점과 리스크가 같은 원료에서 동시에 나온다.
찹쌀이 주는 과일 향과 바디감을 살리면서 퓨젤을 억제하려면, 저온 발효 관리가 필수all.
이웃 나라는 어떻게 쌀을 고르나
일본과 중국은 수백 년에 걸쳐 독자적인 쌀 선발 기준을 구축해왔다. 그 기준들이 막걸리와 어디서 겹치고 어디서 갈라지는지를 보면, 한국 전통주가 앞으로 어떤 기준을 만들어야 할지가 보인다.
일본 주조호적미 : 입국 친화성과 깔끔한 발효를 위한 설계

일본은 120종 이상의 酒造好適米(주조호적미)를 농림수산성에 공식 등록한다. 선발 기준은 다섯 가지다. 이 기준들은 “코지의 당화 효율을 극대화하고, 잡미를 최소화한다”는 목표 아래 설계됐다.
첫째 대립(大粒). 1,000립 기준 26g 이상의 큰 낱알이다. 낱알이 크면 도정 과정에서 깨질 확률이 낮고, 심백과 충분한 전분층을 구조적으로 담을 수 있다.
둘째 심백(心白). 쌀알 중심부의 반투명한 저밀도 전분층이다. 전분 입자가 느슨하게 배열되어 코지 균사가 쉽게 침투하고 흡수율이 높다. 야마다니시키의 심백 출현율은 약 70%에 달한다.
셋째·넷째는 저단백·저지방이다. 단백질은 잡미와 퓨젤 알코올의 전구체이고, 지방은 발효를 저해한다. 사케가 긴조계 클린 향을 목표로 할수록 두 성분을 철저히 낮춘다.
다섯째 연질 연백(軟質). 낱알이 부드러워 흡수율이 높고 코지 제조가 용이하다. 단단한 쌀은 수침 후에도 속이 딱딱하게 남아 균사 침투가 어렵다.
이 기준들이 향하는 향미 목표는 명확하다. 도정으로 단백질과 지방을 물리적으로 제거한 뒤, 심백을 통해 코지 당화 효율을 극대화하여 클린하고 과일 향이 풍부한 긴조계 아로마를 만드는 것이다.
주조호적미 기준을 막걸리에 그대로 이식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사케는 도정률 40~70%로 단백질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전제다. 막걸리는 도정률이 낮고 누룩 미생물이 단백질 분해를 담당하므로, 사케 기준이 막걸리에서 동일하게 작동하는지는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중국 황주: 쌀에서 오는 풍성함과 테루아를 설계하다.

중국 소흥 yellow wine(황주)는 찹쌀의 아밀로펙틴을 핵심 원료로 삼는다. 소흥 황주 국가 표준(GB/T 17946-2008)은 감호(鑒湖) 물과 찹쌀, 밀 국을 원료로 명시한다.
감호 물은 소흥 쾌계산(快稽山)에서 흘러오는 천연 담수다. 미네랄 균형이 발효에 적합하고 경도가 과하지 않아 효모 활동을 저해하지 않는다. “찹쌀은 황주의 살이고, 감호 물은 황주의 피”라는 현지 표현이 두 원료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찹쌀을 고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Frontiers Nutrition의 2023년 연구에서 찹쌀 황주는 에틸 부티레이트(복숭아·파인애플)와 에틸 카프릴레이트(사과·배) 계열 에스터가 우세하고 쓴맛이 약했다(PMC10324613). 이 에스터 프로파일이 황주가 찹쌀을 선택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반면 ‘담한 향미’를 목표로 할 때는 자포니카 멥쌀로 방향을 바꾼다. 멥쌀 황주에서는 바닐린 계열의 스파이시·바닐라 향이 두드러진다. 황주는 원료 선택 자체를 향미 방향성의 선언으로 사용한다.
[이미지 삽입 위치: 소흥 황주 숙성 항아리 사진]
한국 품종별 양조 적성 가이드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는 한국식품연구원 우리술연구센터에 의뢰해 국내 쌀 상위 20개 품종의 Makgeolli brewing 적성을 조사했다.
조사 항목은 전분가, 아밀로스, 단백질, 지방, 천립중, 호화 개시 온도, 알코올 함량, 원료 대비 제성비율, 관능 평가(외관·향·맛·질감·전체적 기호도)였다. (농림수산식품부·한국식품연구원 우리술연구센터, 2010; 식품저널 foodnews, 2011).
국내 쌀 품종별 성분 분석 실측치
아래는 해당 보고서의 품종별 4대 성분 실측치다.
전분가가 높을수록, 단백질·지방이 낮을수록 양조에 유리한 방향이다.
| 품종 | 전분가(%) | 아밀로스(%) | 단백질(%) | 지방(%) |
|---|---|---|---|---|
| 남평 | 72.2 | 17.6 | 7.00 | 0.22 |
| 동진1호 | 72.6 | 18.0 | 6.90 | 0.30 |
| 동진2호 | 71.5 | 19.6 | 6.57 | 0.37 |
| 동진찰 | 72.2 | 11.8 | 7.02 | 0.47 |
| 신동진 ★ | 77.6 | 17.2 | 5.04 | 0.18 |
| 삼광 | 72.6 | 18.2 | 6.29 | 0.73 |
| 삼덕 | 71.4 | 18.6 | 5.38 | 0.34 |
| 추청 | 73.3 | 16.8 | 6.08 | 0.30 |
| 새추청 | 73.9 | 19.0 | 5.80 | 0.18 |
| 수라 | 73.3 | 18.7 | 5.67 | 0.38 |
| 오대 | 75.0 | 19.2 | 6.67 | 0.31 |
| 온누리 | 76.0 | 17.8 | 5.74 | 0.31 |
| 운광 | 72.9 | 17.6 | 6.72 | 0.31 |
| 일미 | 73.7 | 18.0 | 5.86 | 0.27 |
| 일품 | 74.7 | 18.9 | 5.46 | 0.66 |
| 주남 ★ | 72.3 | 19.5 | 5.75 | 0.26 |
| 호품 | 74.2 | 17.2 | 5.22 | 0.31 |
| 호평 | 70.6 | 18.9 | 6.45 | 0.38 |
| 화영 | 73.6 | 17.8 | 6.23 | 0.47 |
| 설갱 | 70.0 | 12.3 | 5.79 | 0.34 |
★ 3개 이상 항목 우수 판정 품종. 단백질 함량은 재배 방법(질소질 비료 투입량)에 따라 같은 품종에서도 해마다 달라진다. 양곡표시 기준에서 단백질 등급은 수(6.0% 이하) / 우(6.1~7.0%) / 미(7.1% 이상)이며, Makgeolli 양조에는 수(6.0% 이하) 등급이 유리하다.
신동진이 왜 종합 1순위인지가 수치로 명확하게 보인다. 전분이 77.6%(20개 품종 중 최고), 단백질 5.04%(최저), 지방 0.18%(최저)로 양조에 유리한 세 가지 핵심 항목에서 동시에 1위다. 이 세 가지가 겹치는 품종은 신동진뿐이다.
주남은 아밀로스 19.5%(2위)와 낮은 지방(0.26%)이 강점이다. 전분가는 72.3%로 평균 수준이지만, 아밀로스가 높아 알코올 수율이 유리하게 작동한다.
주목할 점이 하나 있다. 삼광은 단백질 6.29%, 전분가 72.6%로 평균 범위에 들어오지만, 지방 함량이 0.73%로 20개 품종 중 단연 최고다. 이론적으로는 발효 저해 리스크가 가장 높은 품종임에도 관능 평가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는 Makgeolli 공정에서 지방이 최종 향미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 이론 예측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하며, 별도 연구가 필요한 지점이다.
설갱은 아밀로스 함량이 12.3%로 거의 반찰벼 수준이다. 전분가(70.0%)와 아밀로스가 낮지만 알코올 수율 상위군에 포함된 것은, 찰성에 가까운 아밀로펙틴 구조가 호화 효율을 높이면서 잔당과 바디감으로 관능 점수를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양조 성능별 순위 (2010년 농식품부·한국식품연구원 조사)
| 평가 항목 | 상위 품종 |
|---|---|
| 성분 종합 우수 (3항목 이상) | 신동진, 주남 |
| 알코올 함량 우수 | 동진2호, 수라, 신동진, 운광, 일품, 주남, 화영, 설갱 |
| 원료 대비 제성비율 우수 | 동진2호, 온누리, 일미, 주남, 추청, 호평 |
| 전문가·소비자 관능 우수 | 삼광, 오대, 온누리, 화영 |
양조 목적에 따른 쌀 품종 선택 방법
알코올 수율과 생산 효율을 우선한다면 신동진이 압도적 1순위다. 전분가·단백질·지방 세 항목 동시 최고(또는 최저) 기록은 다른 품종이 가지지 못한 조합이다. 주남은 아밀로스가 높아 알코올 수율이 좋고 지방도 낮다.
향미 균형을 우선한다면 삼광·오대·온누리·화영이 관능 평가 상위권이다. 다만 삼광의 높은 지방(0.73%)은 알고 사용하는 편이 좋다. 오대는 전분가 75.0%에 아밀로스 19.2%로 수율과 향미 균형이 좋은 편이다.
단맛·바디를 강화하고 싶다면 동진찰(아밀로스 11.8%)이나 설갱(12.3%)을 메인 또는 블렌딩 원료로 고려할 수 있다. 단, 동진찰은 단백질 7.02%로 찰벼 계통 중 가장 높아 퓨젤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의 공백과 현재
이 조사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참드림·가와지1호·영호진미·해들 같은 신품종이 농가에 보급됐지만 이들의 Makgeolli brewing 적성 연구는 거의 없다.
또한 2010년 조사에서 천립중과 호화 개시 온도 데이터도 측정됐으나, 전분가·단백질·지방 데이터와 통합된 공개 수치표가 부재해 현장 활용에 제약이 있다.
[이미지 삽입 위치: 한국 벼 품종 다양성 — 여러 품종 벼 이삭 비교]
한국 막걸리 양조가 아직 답하지 못한 것들
이 글에서 정리한 내용들을 보면, 한국 전통주 업계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구조적 공백이 보인다.
단백질 기준의 부재. 쌀의 단백질 함량이 퓨젤 알코올 생성에 직결된다는 사실이 논문으로 입증됐음에도, 양조장의 쌀 구매 기준에 단백질 함량이 명시적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다.
양곡표시 등급(수·우·미)을 양조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찹쌀/멥쌀 이분법의 과단순화. “단맛을 원하면 찹쌀”이라는 통념은 찹쌀이 가진 단백질 리스크와 발효 온도 관리의 필요성을 감춘다.
한국형 양조적성 기준의 부재. 일본의 주조호적미 등록제나 소흥 황주의 원산지 기준과 달리, 한국 전통주에는 누룩 발효 시스템과 병행복발효 특성을 반영한 고유의 쌀 선발 기준이 없다. 이 기준은 사케를 모방해서도 안 되고, 공백으로 두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어떤 쌀을 골라야 할까?
막걸리를 빚기 전에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쌀의 품종이 아니라 목표 향미 방향성이다. 방향성이 정해지면 쌀 선택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 목표 | 핵심 기준 | 선택 방향 | 주의점 |
|---|---|---|---|
| 알코올 수율 극대화 | 전분가 높고 단백질 낮은 자포니카 멥쌀 | 신동진, 주남, 동진2호 | 단백질 등급 ‘수(6.0% 이하)’ 확인 |
| 향미 균형·관능 완성도 | 적정 아밀로스 + 낮은 단백질 | 삼광, 오대, 화영 | 재배 지역·연도별 단백질 편차 있음 |
| 단맛·바디 강화 | 고아밀로펙틴 찹쌀 블렌딩 | 동진찰 10~30% 블렌딩 | 저온 발효 필수 (퓨젤 억제) |
| 과일 향 중심 아로마 | 찹쌀 + 저온 + 저단백 | 자포니카 찹쌀 + 15~17°C 발효 | 알코올 수율은 낮아짐을 감안 |
| 가격 효율 (수입쌀 활용) | 인디카 리스크 감안한 공정 조정 | 증자 조건 강화 + 당화 보조 필수 | 단백질 높음 → 퓨젤 리스크 구조적 |
가장 실용적인 출발점은 두 가지다. 처음 막걸리를 빚는다면 신동진 또는 주남으로 기준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 향미 방향성이 구체화되면 단백질 등급과 아밀로스 범위를 보고 목표에 맞는 품종으로 좁혀가보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