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의 지역 전통 향토 음식 BEST 7+ 먹거리, 특산물 총 정리

경상남도 최서부, 지리산 남면과 섬진강이 만나는 자리에 위치한 하동. 북쪽으로는 평균 해발 1,200m가 넘는 지리산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서고, 남쪽으로는 남해 바다와 맞닿은 섬진강이 굽이쳐 흐른다.

산과 강과 바다가 한 고장 안에 공존하는 지형 덕분에 이곳의 식재료는 어느 지역보다 다채롭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점에 자리해 두 지방 음식문화의 정수를 모두 품고 있는 것도 하동만의 특징이다.

목차

하동 특산물

하동 야생 녹차 ★ (지리적표시제 제2호)

경남 하동의 지역 전통 향토 음식 BEST 7+ 먹거리, 특산물 총 정리 count(title)%, 차밭 scaled

서기 828년, 신라 흥덕왕 3년의 일이다.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대렴(大廉)이 차나무 종자를 품고 돌아오자, 왕은 그 씨앗을 지리산 남쪽 기슭에 심도록 명했다. 『삼국사기』에간 략히 적힌 한 줄이 우리나라 차 문화의 역사적 시작이 되었다.

씨앗이 뿌리를 내린 곳이 바로 화개면 운수리, 쌍계사 주변 골짜기다. 진감선사(眞鑑禪師)가 사찰 주변에 차나무를 널리 퍼뜨리면서 화개동천 일대는 차밭으로 변해갔다.

조선의 초의선사(草衣禪師)는 『동다송(東茶頌)』에 “지리산 화개동에는 차나무가 40~50리에 뻗어 자라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이보다 넓은 차밭은 없다”고 썼다.

하동 차가 다른 지역 녹차와 가장 다른 점은 야생성이다. 보성 차밭이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재래식 다원이라면, 하동의 차나무는 신라 이래 지리산의 바위틈과 골짜기 사이에서 스스로 자란 야생차다.

사람이 키운 것이 아니라 산이 키운 것이기에, 나무 높이도 허리 위까지 자라고 이랑 사이로 햇살이 들어와 음영이 깊다.

녹차 등급 읽는 법

곡우(穀雨) 이전, 4월 20일 전후에 딴 첫 싹이 우전(雨前)으로 최고급이다.

입하(立夏) 전후 새순이 세작(細雀), 5월 중순이 중작, 5월 하순이 대작으로 이어진다.

지역에 따라 첫물차·두물차·세물차라고도 부른다.

제철은 4월 하순부터 5월까지다. 하동 차는 삼국시대부터 왕에게 진상된 ‘왕의 녹차’로 알려졌고,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이 고장의 땅이 기름지고 기후가 따뜻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지리산 자락의 연평균 기온 14~16도, 연평균 강수량 1,800㎜, 차 생산 시기의 큰 일교차, 마사토 기반의 배수 좋은 토양 — 이 네 조건이 하동 녹차를 완성한다.

녹차 재배 면적이 전국의 23%를 차지할 만큼 이 고장의 차 산업은 깊게 뿌리내려 있으며, 지리적표시제 제2호로 등록되어 있고 2013년에는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도 지정되었다.

화개면 쌍계사 입구 인근에는 야생차문화센터와 차 시배지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어, 걸으며 1,200년 차 역사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악양 대봉감 ★ (지리적표시제 등록)

경남 하동의 지역 전통 향토 음식 BEST 7+ 먹거리, 특산물 총 정리 count(title)%, 악양 대봉감 scaled

악양면 평사리는 박경리 선생이 대하소설 『토지』를 쓰기 위해 경상도 땅을 두루 다니다가 “만석꾼 두엇은 낼 만한 들판”을 발견하고 무릎을 쳤다던 바로 그 들판이다.

지리산 형제봉과 구재봉 능선이 삼면을 감싸고, 오른쪽으로 섬진강이 흐르는 274만여 ㎡의 평사리 들판, 이 비옥한 분지에서 대봉감이 자란다.

악양의 대봉감이 특별한 것은 토양에 있다. 지리산 준령에서 내려온 토사가 섬진강과 악양천을 따라 쌓인 이 땅은 돌이 섞인 배수 좋은 사질양토로, 감나무가 뿌리를 깊게 내리기에 알맞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밤낮의 기온차가 크기 때문에 당분이 껍질 가까이까지 촘촘히 차오른다. 대봉감은 ‘임금님 진상품’이라는 수식어를 오래전부터 달고 다녔다.

조선 시대 수라상에 올랐다는 기록이 전해지며, 악양면에서는 매년 10월 말~11월 초에 대봉감 축제가 열려 농가 직거래 장터가 선다. 단단하고 당도가 높으며, 생감보다는 홍시와 곶감으로 많이 즐긴다.

대봉감 고르는 법

꼭지가 단단하게 붙어 있고 껍질에 윤기가 도는 것이 신선하다.

홍시로 익힌 대봉감은 껍질이 진한 붉은색으로 변했을 때 숟가락으로 퍼먹는 것이 최고다.

10월 말~11월이 제철이며, 곶감은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맛이 든다.

악양면은 2009년 국내 다섯 번째 슬로시티로 인증받았다. 대봉감 농사를 짓는 원주민과 귀농귀촌인이 함께 직거래 장터를 꾸리는 풍경이 이 고장의 일상을 잘 보여준다.

최참판댁과 평사리문학관을 둘러본 뒤 들판 인근 직판장에서 대봉감을 사는 것이 악양 여행의 정석 코스로 자리 잡았다.


하동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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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벚꽃이 지고 나면 하동의 매실나무에 초록 열매가 맺히기 시작한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들어내는 청정한 기후, 낮과 밤의 기온차, 배수 좋은 토양 — 이 세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이 고장은 오래전부터 ‘매실의 고향’으로 불려왔다.

하동 매실은 청매실로 이름이 높다. 열매가 작지만 향이 유달리 강하고 과육이 단단해 애호가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귀하게 여겨졌다. 조선 시대 민간 의서에서 매실을 대표적인 여름 구급 약재로 다뤘던 전통이 오늘날 하동 매실 가공 산업의 뿌리가 되었다.

6월 초~중순은 청매실 수확의 절정이다. 이 시기가 되면 하동 농가들은 분주해진다. 수확한 매실은 매실청, 매실 원액, 매실식초, 매실 장아찌, 매실 고추장 등 다양한 가공품으로 이어지며, 3년 이상 자연 숙성시킨 발효 매실액은 이 고장의 대표 특산 가공품으로 꼽힌다.

매실청 담그기 — 제철 타이밍

매실청용으로는 6월 초의 단단한 청매실이 적합하다.

껍질에 흠집이 없고 꼭지가 깨끗하게 붙어 있는 것을 골라야 쓴맛이 덜하다.

홍매실(황매실)은 6월 말~7월 초에 나오며, 원액용으로 향이 더 진하다.

하동 매실 농가들은 화개면과 악양면 일대에 집중되어 있다. 대봉감 농사를 짓는 농가들이 매실나무를 함께 키우는 경우가 많아, 봄이면 매화꽃, 여름이면 매실 향이 악양 들판 가득 퍼진다.

섬진강 재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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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사람들은 재첩을 ‘갱조개’라고 부른다. ‘강에서 나온 조개’라는 뜻이다. 이름에 섬진강과 재첩의 관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재첩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서 자란다.

섬진강 하동 구간은 수심이 1미터 안팎으로 얕고 수질이 맑아, 재첩이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채취는 지금도 사람이 직접 강바닥에 들어가 갈고리로 긁어내는 방식을 쓴다.

작업자들이 호미질할 때 조개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소리에서 ‘재첩’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재첩 채취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는 봄부터 가을까지다. 이른 봄에 잡힌 재첩은 살이 통통하게 오르기 시작하고, 여름을 지나며 가장 풍성해진다.

일본의 시지미와 같은 종이라 일본인 여행자들에게도 낯익은 식재료이지만, 하동에서는 된장 없이 맑은 국물로 끓이는 방식이 정통이다.

섬진강 재첩의 위기

환경 변화와 수질 오염으로 최근 섬진강 재첩 채취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채취한 재첩 일부를 오염이 덜한 상류로 이식하는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이며, 산지에서 맛보고 싶다면 지금이 더욱 소중한 기회다.

재첩은 맑게 끓인 국물 요리로 가장 유명하지만, 재첩회무침·재첩전·재첩 회덮밥으로도 즐긴다. 하동읍 섬진강대로 일대에 재첩 전문 식당들이 밀집해 있으며, 이른 아침부터 현지인들이 해장으로 찾는 풍경이 이 고장의 일상이다.

섬진강 벚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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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굴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두 가지가 전해진다.

벚꽃이 필 무렵에 가장 맛이 좋다고 해서 붙었다는 이야기, 강바닥 바위에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벚꽃처럼 하얗게 피어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었다는 이야기 — 두 설 모두 이 굴의 계절성과 희귀성을 담고 있다.

벚굴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에서만 볼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섬진강 하동군 고전면 신월포구 일대와 전남 광양 망덕포구 일대가 대표 산지다.

양식이 불가능해 지금도 전문 잠수부가 수심 10~15m의 강물 속으로 들어가 바위에 붙은 벚굴을 손으로 직접 채취한다.

크기는 일반 바다 굴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작은 것이 20~30cm, 큰 것은 어른 손바닥을 훌쩍 넘어 40cm에 이르기도 한다.

살이 차오르는 2월부터 산란기 직전인 4월 말까지가 제철로, 쌀뜨물처럼 뽀얀 알맹이가 가득 찬 이 시기의 벚굴 맛은 다른 계절과 비교할 수 없다.

바다 굴보다 짠맛과 비린 맛이 덜해 굴을 낯설어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입문용 굴이다. 구워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날것으로도 먹고 회무침·죽·전으로도 만든다.

한 해에 딱 석 달만 맛볼 수 있는 계절의 음식이라, 봄 하동 여행에서 벚굴을 빼놓는 것은 반쪽짜리 여행이나 다름없다.

섬진강 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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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라는 이름은 은빛으로 반짝이는 비늘에서 왔다. 은어는 비늘보다 더 유별난 특징으로 유명한데 갓 잡아 올린 은어에서는 수박 향이 난다.

청정한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이 민물고기가 강바닥 돌 위의 이끼를 먹으며 자라는 동안 쌓이는 향기 성분이, 살에 담겨 있다가 입 안에서 풀려나오는 것이다.

섬진강과 화개천이 만나는 하동 일대는 은어 서식지로 손꼽힌다. 수질이 깨끗하고 강바닥에 이끼가 풍부하게 자라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 기록에도 섬진강 은어가 왕실에 진상되었다는 내용이 전해지며, 오늘날 하동에서는 녹차·재첩과 함께 ‘하동의 삼보(三寶)‘로 꼽히는 경우가 많다.

자연산 은어의 제철은 늦봄부터 여름, 대략 5월~8월이다. 가장 맛이 좋은 시기는 6월~7월로, 이 시기 화개장터 주변 식당에서는 은어회와 은어구이를 내는 곳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양식이 가능해진 요즘은 사시사철 맛볼 수 있지만, 현지에서 자연산 은어를 구별해 파는 곳도 있어 산지 여행의 묘미가 남아 있다.


섬진강 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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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은 참게를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 어디서나 나는 토산물로 소개했다. 하지만 오늘날 청정 1급수 하천에서만 서식하는 참게를 볼 수 있는 곳은 몹시 드물다. 섬진강은 그 귀한 참게가 아직 자라는 몇 안 되는 강 중 하나다.

하동 참게가 특별한 이유는 서식 환경에 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섬진강 하구에서 자란 참게는 일반 민물 참게의 비린내 대신, 강과 바다 사이를 오가며 쌓인 그윽하고 짙은 향이 특징이다.

조선 시대에 섬진강 참게가 왕의 수라상에까지 올랐다는 명성이 괜한 것이 아니었다. 참게는 산란을 위해 바다로 향하는 10월이 가장 살이 오르고 맛이 좋다. 하동에서는 양식 없이 자연산만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지금은 장비를 이용한 전문 채취가 이루어지고 있다.

참게탕과 참게장은 하동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아, 제철이면 섬진강변 식당마다 참게를 찾는 손님으로 북적인다.

하동 지역 음식

하동의 밥상은 지리산과 섬진강이 반반씩 차려낸다. 산에서는 대나무와 고로쇠, 지리산 약수가 내려오고, 강에서는 재첩·참게·은어·벚굴이 올라온다. 거기에 1,200년 차 문화가 더해지면서 하동은 어디서도 흉내 낼 수 없는 독자적인 향토 음식들을 갖게 되었다.

재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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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사람들은 재첩국을 ‘갱조개국’이라 부른다. 갱조개, 즉 강에서 온 조개로 끓인 국이라는 뜻이다. 이름이 투박할수록 음식은 오래된 법이다. 끓이는 방법은 단순하다. 섬진강에서 갓 건져 올린 재첩을 솥에 넣고 물을 부어 푹 끓인다.

살이 입을 벌리면 껍데기를 건져내고 맑은 국물에 부추를 더한다. 된장이나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 것이 하동 재첩국의 원칙이다. 국물은 연한 은빛이다. 첫 모금에는 강물 냄새가 아닌, 은은하고 시원한 조개 향이 먼저 올라온다.

재첩에서 빠져나온 아미노산과 단맛 성분이 국물에 녹아들어, 간을 따로 많이 넣지 않아도 깊은 감칠맛이 난다, 재첩만의 독특한 육수 맛이 얼핏 낯설지만 다른 조개국으로는 대체되지 않는 독자적인 맛이 있다. 해장국으로 이름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재첩국은 회무침·재첩전·재첩회덮밥 등으로 응용되면서 ‘재첩 한 상’이라는 하동의 대표 밥상으로 확장되었다. 하동읍 섬진강대로와 화개면 섬진강대로 일대에 전문 식당이 밀집해 있으며, 이른 아침부터 현지인들이 해장을 위해 줄을 서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참게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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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에 섬진강 참게가 왕의 수라상에 올랐다면, 그 방식은 아마 지금의 참게탕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참게탕은 재료가 이미 완성된 맛을 품고 있어, 조리법이 단순할수록 본래의 향이 살아난다.

참게를 솥에 넣고 토란대·무·미나리 등을 더한 뒤 된장을 풀어 끓이는 것이 기본이다. 들깨 가루를 넣어 국물을 걸죽하게 만든 ‘참게가리장국’ 스타일도 있다. 이 방식은 참게의 짙은 향에 들깨의 고소함이 더해지면서 국물이 한층 두터워진다.

참게 특유의 맛은 비린내보다 향이다. 섬진강 참게는 순수 민물 참게와 달리 비린 냄새가 적고, 강과 바다가 뒤섞인 그윽한 향이 살에 배어 있다.

제철은 산란을 앞둔 10월이 최고이며, 참게장과 참게찜으로도 즐긴다. 다만 민물 참게는 폐디스토마의 중간 숙주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대통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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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에 대나무가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하동 사람들은 그 대나무를 그릇으로도 쓴다. 대나무를 마디 단위로 잘라 그 안에 쌀과 잡곡을 담고, 뚜껑을 덮어 쪄낸 것이 대통밥, 대나무통밥이다.

대나무에는 미세한 기공이 있어 밥을 찌는 동안 대나무 특유의 향이 쌀 사이사이에 스며든다. 뚜껑을 열면 연한 풀 향기와 함께 촉촉하게 익은 밥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처음 맡아보는 사람도 어딘지 고향 같은 냄새라고 표현하곤 한다.

뜨겁게 달궈진 대나무 통 자체가 보온 기능을 해서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롱밥은 지리산 인근 사찰과 산채 음식점에서 즐겨 내는 메뉴다.

산채정식이나 사찰 음식과 함께 내는 경우가 많다.

은어구이·은어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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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장터에서 가장 먼저 코를 자극하는 냄새는 소금을 뿌린 은어가 불 위에서 익어가는 냄새다. 장터 골목 어귀에서 굽는 은어구이 냄새는 화개장터의 상징 같은 것이어서, 이 냄새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화개를 떠올릴 때 자동으로 그 냄새가 따라온다.

원래 은어회는 애주가들의 술안주였다. 화개 섬진강에서 건져 올린 자연산 은어를 얇게 포를 떠 내어놓는 방식으로, 여름철 강변 주막에서 즐기는 별미였다.

화개장터가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은어튀김이 등장했다. 뼈째 바삭하게 튀긴 은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어, 생선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도 부담 없이 즐긴다.

수박향이 나는 은어의 특성은 열을 가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구이든 튀김이든, 입 안에 은은한 청향(淸香)이 남는 것이 다른 민물고기와 은어를 구분하게 해주는 결정적 특징이다.

즐기는 법

화개장터에서는 포장 판매도 활발하다. 은어튀김을 종이에 싸서 들고 걷는 것이 화개장터 여행의 가장 소박한 즐거움이다.

식당에서는 은어돌솥밥(2인분 3만 원 선)으로도 즐길 수 있으며, 혜성식당이 이 메뉴로 유명하다.

배다구 — 배 위에서 시작된 하동의 반건조 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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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구는 하동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배 위에서 바로 손질해 만드는 이 고장만의 향토 특산물이다.

능성어나 민어처럼 싱싱한 생선을 그물에서 건져 올리는 즉시, 배 위에서 배를 따고 내장을 긁어낸 뒤 바닷물에 염장해 반건조시키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바닷물의 염도가 자연스러운 간을 만들어주고, 반건조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면서 살이 쫀득하게 조여든 배다구는 구워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불 위에 올리면 반건조된 껍질이 바삭하게 익으면서 안쪽 살은 촉촉하고 탄력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하동 앞바다와 남해를 오가던 어민들이 오래전부터 먹어온 방식이지만, 현재는 하동 지역 수산 시장과 특산물 직판장에서 만날 수 있는 귀한 향토 특산물이다.

재첩과 참게가 섬진강을 대표하는 하동의 얼굴이라면, 배다구는 남해 바다를 끼고 살아온 하동 어민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다. 관광객들에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지만, 하동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찾아볼 만한 이 고장만의 맛이다.

지리산 흑돼지 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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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국립공원 어느 들머리에 가도 빠지지 않는 간판이 있다. 흑돼지 식육 전문점이다.

지리산 자락에서 흑돼지가 사육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오늘날 하동에서 먹는 지리산 흑돼지는 재래 흑돼지 혈통을 개량한 버크셔 계열이 주를 이룬다.

해발 400~600m 지리산 청정 지역에서 자란 돼지는 일반 돼지보다 성장이 느리다. 그 시간만큼 근육에 결이 생기고, 지방층이 두툼하게 자리를 잡는다.

불판 위에 올리면 그 지방이 녹아내리면서 고소하고 진한 육즙이 살코기를 적신다. 일반 돼지고기보다 살이 단단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깊어지는 것이 지리산 흑돼지의 특징이다.


하동 제철 음식

하동의 먹거리는 계절마다 얼굴이 바뀐다.

봄에는 벚굴과 녹차, 여름에는 은어와 재첩, 가을에는 대봉감과 참게, 겨울에는 홍시와 곶감 — 이 흐름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하동의 사계를 맛볼 수 있다.

먹거리 제철 시기 대표 맛 추천 즐기는 법
하동 야생 녹차 4월 하순 ~ 5월 청아한 감칠맛 우전·세작 음용, 녹차냉면
섬진강 벚굴 2월 초 ~ 4월 말 담백하고 부드러운 강굴 향 벚굴구이, 회무침, 죽
고로쇠물 백숙 3월 초 ~ 중순 맑고 은은한 단맛의 국물 봄 지리산 하산길 보양식
하동 매실 6월 초 ~ 중순 강한 향, 단단한 신맛 매실청, 장아찌, 발효 원액
섬진강 은어 5월 ~ 8월 (자연산) 수박향 나는 청아한 민물향 은어구이, 은어튀김, 은어회
섬진강 재첩 봄 ~ 가을 (연중) 시원하고 맑은 감칠맛 재첩국, 재첩회무침, 재첩전
섬진강 참게 10월 그윽하고 짙은 강·바다 향 참게탕, 참게가리장국, 참게장
악양 대봉감 10월 말 ~ 11월 진한 단맛, 물렁물렁한 홍시 홍시, 곶감, 직거래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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