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두부 이야기 : 한국, 중국, 일본 두부의 차이, 유통기한과 보관법 총 정리

두부는 콩에서 출발한 식물성 단백질 덩어리다. 맛은 담백하고 고소하며, 식감은 물컹한 순두부부터 칼로 또렷하게 썰리는 단단한 두부까지 폭이 넓다.

두부는 대표적인 저칼로리 고단백 식품이다. 100g 기준 모두부가 약 80kcal, 순두부는 약 47kcal 정도로, 수분이 많을수록 열량이 낮다. 단백질은 모두부 기준 100g당 9g 안팎이고, 콩을 통째로 먹을 때보다 소화 흡수가 잘 되는 편이다. 콩을 즐겨 먹는 동아시아의 낮은 심혈관 질환·암 발병률을 두부와 연결 짓는 연구도 오래됐지만, 효능을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신중한 시각이다.

두부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같은 콩으로 만들어도 나라마다, 동네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두부는 어디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떻게 보관하는지까지 한 번에 알아보자.

목차

두부의 탄생 — 2천 년 전 중국에서 시작된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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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의 고향은 중국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약 2,100년 전 한나라 회남왕 유안이 처음 만들었다는 설이다. 실제로 그의 무덤이 있는 안휘성 회남에는 ‘두부 발상지’라 새긴 비석도 서 있다.

다만 기원을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 콩물을 끓이다 우연히 발견했다는 설, 북방 유목민의 치즈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설 등 갈래가 여럿이고, 어느 하나가 정설로 굳어지진 않았다.

분명한 건 두부가 일찍부터 널리 퍼진 음식이라는 점이다. 두부는 500년경엔 이미 잘 알려져 있었고, 1300년 무렵부터는 일상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17세기에 중국을 찾은 한 유럽 수도사는 두부를 두고 황제부터 가장 가난한 백성까지 온 나라가 먹는 음식이라 기록했다. 콩에서 짜낸 즙을 굳혀 치즈처럼 만든 새하얀 덩어리에 그는 꽤 깊은 인상을 받은 모양이다.

한반도로 건너온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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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가 우리 땅에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한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문헌에 처음 등장하는 건 고려 말, 성리학자 이색의 《목은집》에 실린 시다.

이색은 물린 채소죽 대신 두부를 먹으니 새로운 맛이 돌고, 이가 시원찮은 노인이 먹기에도 좋은 보양식이라 예찬했다. 고려 말엔 이미 두부가 귀한 음식으로 사랑받았던 것 같다.

두부는 송·원나라를 거쳐 전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반도에서 두부 문화가 유독 깊어진 데는 불교의 힘이 컸다. 고기를 멀리하는 승려들에게 두부는 더없이 좋은 단백질원이었다.

조선에 들어서며 두부 솜씨는 한층 무르익었다. 세종실록엔 명나라 황제가 조선에서 보낸 여인들의 두부 솜씨를 극찬하며 그런 사람을 더 보내달라 청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다.

왕실 제사에 쓸 두부를 전담해 만들던 절도 따로 있었다. 능 곁에 둔 이 절을 造泡寺, 조포사라 불렀는데 ‘조포’가 두부를 만든다는 뜻이니 두부와 사찰이 얼마나 가까웠는지 짐작이 간다.

임진왜란 무렵엔 조선의 두부 기술자가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 두부 발전의 씨앗이 됐다는 기록도 전한다. 같은 콩 음식이 나라를 옮겨 다니며 저마다 다른 길을 걸은 셈이다.

콩에서 두부까지, 두부가 만들어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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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만드는 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하룻밤 불린 콩을 갈아 콩물을 내고, 비지를 걸러낸 뒤 끓인다. 여기까지가 두유, 즉 콩물이다.

핵심은 그다음이다. 뜨거운 콩물을 78도 안팎으로 식힌 뒤 응고제를 넣으면, 흩어져 있던 콩 단백질이 서로 손을 잡으며 몽글몽글 엉긴다. 이 엉긴 덩어리가 바로 두부의 알맹이다.

두부의 종류는 결국 두 가지 변수로 갈린다. 어떤 응고제를 쓰느냐, 그리고 얼마나 세게 누르느냐다.

응고제로는 흔히 간수(바닷물에서 소금을 걷어낸 쓴 물), 황산칼슘, 글루코노델타락톤을 쓴다. 간수는 응고가 빠르고 콩의 풍미를 살리는 편이라, 응고제가 무엇이냐에 따라 같은 콩물도 맛과 식감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누르는 정도는 더 직관적이다. 거의 안 누르면 물컹한 순두부, 살짝 누르면 보드라운 찌개·연두부, 세게 오래 누르면 칼로 썰리는 단단한 두부가 된다. 세게 누를수록 수분이 많이 빠지는데 수분이 빠질수록 단백질이 빽빽해지는 것이다.

콩을 갈 때 효소가 공기와 만나면 풀이나 종이 냄새 비슷한 이른바 ‘콩비린내’가 생긴다. 이를 줄이는 요령은 콩을 충분히 불린 뒤 재빨리 끓여 효소가 일하기 전에 잡아주는 것이다. 시판 두부가 비린내 없이 깔끔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그렇다면 집에서도 두부를 만들 수 있을까? 콩과 응고제만 있으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직접 만드는 법은 분량과 과정까지 따로 한 편으로 자세히 다룬다.


두부의 종류 – 한국의 두부와 중국의 두부, 일본의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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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는 동아시아 세 나라가 함께 즐기는 음식이지만, 그 결은 나라마다 사뭇 다르다. 같은 출발점에서 식문화와 응고 방식, 물맛이 갈리며 서로 다른 두부 지형이 만들어졌다.

한국 두부는 ‘부드러움의 스펙트럼’으로 읽힌다. 순두부에서 단단한 모두부까지 누르는 정도로 갈래가 나뉘고, 강릉 초당순두부나 제주 둠비 같은 지역 두부도 한자리를 차지한다.

중국 두부는 다양성과 발효가 압권이다. 말려서 꾸덕하게 만든 두부, 얇게 떠낸 두부피, 삭혀서 향을 입힌 발효 두부까지, 두부 하나로 펼칠 수 있는 세계가 가장 넓다.

일본 두부는 식감의 정밀함과 튀김·건조 두부에서 개성이 드러난다. 보드라운 기누(비단)두부와 단단한 모멘(무명)두부를 또렷이 나누고, 유부와 언두부 문화도 발달했다.

각 나라의 두부 종류는 그것만으로도 이야기가 한가득이라, 한국편·중국편·일본편으로 나누어 자세히 살펴보자.

두부 잘 보관하는 법 — 유통기한과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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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는 상하기 쉬운 식품이라 보관이 중요하다. 마트 두부의 유통기한은 보통 제조일로부터 2~3주 안팎으로 짧은 편이다.

흔히 헷갈리는데, 유통기한은 ‘파는 기한’이고 실제로 먹어도 되는 소비기한은 그보다 조금 더 길다. 그래도 한번 개봉했다면 되도록 빨리 먹는 게 안전하다.

남은 두부를 더 오래 두고 싶다면, 밀폐용기에 두부가 잠기도록 물을 붓고 냉장 보관하면 된다. 이때 물을 2~3일에 한 번 갈아주는 게 포인트다. 참고로 포장 속 뿌연 물은 두부를 보호하는 물이니 그대로 둬도 괜찮다.

더 길게 두려면 냉동이 답이다. 그런데 두부를 얼리면 단순히 오래가는 것 이상의 변화가 일어난다.

얼음 결정이 단백질 그물 사이사이에 공간을 내면서, 녹은 뒤엔 그 자리가 스펀지처럼 숭숭 뚫린다. 수분이 빠져 단백질은 더 빽빽해지고, 식감은 쫄깃하고 고기처럼 변한다.

이렇게 냉동했다 녹인 두부는 양념을 쪽쪽 빨아들여서 조림이나 볶음에 특히 잘 어울린다. 부피가 줄고 단백질 밀도가 크게 오른다는 점도 덤이다.

상한 두부는 신 냄새가 나거나 색이 누렇게 또는 분홍빛으로 돌고, 표면이 미끈해진다. 이런 두부는 미련 없이 버리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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