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의 종류, 중국편 : 건두부와 발효 두부, 두부피, 푸주, 취두부, 모두부, 부유, 두부간

한국과 일본 두부를 살펴봤다면, 마지막은 두부의 본 고장인만큼 다양한 중국 두부로 넘어갈 차례다. 두부의 발상지답게 중국은 같은 콩으로 만들 수 있는 거의 모든 형태를 다 시도해본 나라다.

한국 두부가 압착 정도로, 일본 두부가 응고와 가공 방식으로 갈린다면, 중국 두부는 거기에 발효와 가공된 형태의 두부들도 다양하다. 응고제, 압착, 건조, 그리고 발효까지 더해지면서 종류의 폭이 가장 넓어진다.

중국에서는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에도 각자 이름이 따로 있었다. 옛 문헌 본초강목습유에는 두부 찌꺼기를 부사(腐渣, 지금의 비지), 두부 가장 바깥쪽 막을 두부의(豆腐衣), 절인 두부에 술지게미나 간장을 더한 것을 부유(腐乳)라 기록했다 한다.

먼저 응고제로 갈리는 가장 기본적인 차이부터 시작해, 압착과 건조, 냉동 그리고 발효까지. 각 두부가 한국 두부와 어떻게 다른지, 또 마라탕이나 마라샹궈에서 익숙하게 먹던 그 재료가 무엇인지도 함께 알아보자.

맛있는 두부 이야기 : 한국, 중국, 일본 두부의 차이

목차

응고제에 따른 두부의 분류 : 북두부와 남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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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두부를 가장 크게 나누는 기준은 북두부(北豆腐)와 남두부(南豆腐)다. 이름처럼 지리적으로도 갈리는데, 이렇게 갈리는 핵심은 응고제의 차이다.

북두부는 간수(염화마그네슘)로 굳힌다. 반응이 빠르고 단단하게 잡히는 편이라, 완성된 두부도 단단하고 콩 맛이 진하다. 북방 지역에서 즐겨 먹는 스타일이다.

남두부는 석고(황산칼슘)로 굳힌다. 천천히 반응하는 만큼 두부 안에 수분을 더 많이 머금어, 질감이 한결 부드럽고 매끈하다. 강이 많고 따뜻한 남방에서 발달한 스타일이다.

같은 응고제 차이는 사실 한국에도 있다. 마트의 일반 두부 대부분이 황산칼슘으로 굳히는데, 전통 시장에서 파는 두부는 간수를 쓰는 경우가 많아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압축과 건조로 탄생한 두부 : 건두부와 두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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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두부(乾豆腐)는 이름 때문에 흔히 오해를 산다. ‘말린 두부’라는 한자 뜻과 달리, 실제로는 성형 단계에서부터 종이처럼 얇게 압착해 만든 두부다. 건조 과정은 거치지 않는다.

일반 두부와 재료는 거의 같지만, 처음부터 얇은 판 형태로 강하게 눌러 수분을 최대한 빼낸다. 모양이 두루마리 같아 포두부, 가죽처럼 결이 느껴져 두부피라 부르기도 한다.

얇은 만큼 식감은 쫄깃하고, 오래 씹으면 농축된 콩 맛이 배어난다. 수분이 적어 볶음 요리에 특히 잘 어울려서, 중국에서는 일상적으로 먹는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두부피’라는 별칭이 헷갈릴 수 있는데 한자가 다른 腐皮(부피)라는 진짜 두부피는 건두부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다. 이 둘은 뒤에서 따로 구분해 다룬다.

사실 건두부처럼 종이같이 얇고 쫄깃한 두부는 한국 두부 중엔 딱 맞는 짝이 없다. 한국 두부는 순두부부터 모두부까지 다 어느 정도 도톰한 블록 형태라, 이 얇은 압착판 자체가 중국 두부만의 결인 셈이다.

진짜 말린 두부도 따로 있다. 두부간(豆腐干)은 이름 그대로 두부를 통째로 말린 것으로, 건두부와는 또 다른 갈래다. 단단하게 압착한 두부를 다시 건조시켜 보존성을 높인 형태다.

이 두부간을 작게 깍둑썰기 해 말린 것이 마라탕이나 마라샹궈 재료 코너에서 흔히 보는 두부 큐브다. 일반 두부보다 훨씬 단단하고 쫄깃해서, 뜨거운 국물에 오래 끓여도 잘 풀어지지 않고 형태를 유지한다.

두부피·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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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본 두부는 모두 콩물 전체를 응고시켜 만들었다. 그런데 콩물을 끓일 때 표면에 생기는 얇은 막만 따로 걷어내 만드는 두부도 있다. 우유를 데울 때 막이 생기는 것과 똑같은 원리다.

이 막을 그대로 펴서 말리면 부피(腐皮), 즉 두부피가 된다. 같은 막을 길게 말아 막대 모양으로 압착해 말리면 푸주(腐竹), 부죽이 된다. 모양만 다를 뿐 원재료와 원리는 같다.

응고제로 굳히는 두부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보니, 단백질 함량이 훨씬 높고 식감도 다르다. 물에 불리면 겹겹이 쌓인 막 사이로 국물이 깊게 스며들어, 씹을 때마다 육수가 팡팡 터지는 듯한 독특한 식감이 난다.

이 쭈글쭈글한 막대기, 마라탕이나 마라샹궈 재료 코너에서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푸주다. 건두부나 두부간 큐브와 헷갈리기 쉬운데, 푸주는 응고제로 굳힌 게 아니라 콩물 막을 말린 것이라 식감이 한층 더 가볍고 폭신하다. 일본의 유바(湯葉)도 같은 원리로 만드는 같은 음식이다.

한국 두부에는 잘 없는 스타일로 두부를 만들 때 막을 따로 걷어 말리는 일이 흔치 않기 때문인데 요즘은 중식집이나 마라탕집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어서 익숙해진 식재료다.


동두부 — 얼었다 녹으며 변하는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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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부(凍豆腐)는 두부를 얼려서 만드는 종류다.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에서 안의 수분이 빠져나가며 스펀지처럼 구멍이 가득한 질감으로 변한다.

이 구멍 덕분에 국물을 머금는 능력이 확 좋아진다. 훠궈 같은 탕 요리에 넣었다 건지면, 두부 자체의 맛은 진해지고 식감은 한층 쫄깃해진다.

수분이 빠지는 만큼 단백질 밀도도 올라간다. 동두부의 단백질 함량은 같은 무게의 일반 두부보다 훨씬 높은 편이라, 영양 면에서도 알찬 변화를 거치는 셈이다.

원리만 보면 한국의 언두부, 일본의 고야두부와 사실상 같은 가족이다. 세 나라가 각자 다른 이름으로, 같은 냉동 원리를 발견해 두부를 새로운 식감으로 바꿔놓은 셈이다.

한국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언두부와 동두부는 만드는 원리가 똑같다. 차이는 주로 식문화에서 나오는데, 한국은 찌개나 전골에 넣어 먹는 경우가 많고, 중국에서는 훠궈나 마라탕 같은 탕 요리의 핵심 재료로 더 자주 쓰인다. 국물에 넣으면 스펀지처럼 양념을 쏙쏙 빨아들이는 그 식감을, 마라탕 한 그릇 안에서 이미 맛본 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응고제와 압착, 냉동으로 갈리는 중국 두부를 살펴봤다. 이번엔 콩물 표면에서 시작되는 두부와, 중국 두부 세계의 정점이라 할 발효 두부를 들여다본다.

발효 두부

한국에도 발효 음식이 많지만, 두부 자체를 발효시켜 먹는 문화는 약한 편이다. 반면 중국에는 두부를 곰팡이나 발효액으로 숙성시켜 전혀 다른 풍미로 바꿔놓는 두부가 여럿 있다.

이건 두부의 단백질을 곰팡이 효소가 분해하는 과정이다.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황 화합물과 인돌 같은 분자가 특유의 강렬한 향을 만든다. 치즈가 우유 단백질을 발효시켜 만들어지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원리다.

취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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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하면서도 악명 높은 발효 두부는 취두부(臭豆腐)다. ‘냄새나는 두부’라는 이름 그대로, 대만 야시장이나 중국 길거리에서 쉽게 마주치는 길거리 음식이다.

흔한 오해와 달리, 취두부는 두부 자체를 발효시키는 게 아니다. 채소와 허브, 새우 등을 오래 발효시켜 만든 짠 발효액에 두부를 담가, 그 발효액의 냄새를 두부가 흡수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발효액 안에서는 산소가 부족한 환경을 좋아하는 미생물들이 단백질을 분해하며, 황 화합물과 인돌, 그리고 부패한 냄새의 대표 격인 카다베린 같은 분자를 만들어낸다. 이 분자들이 모여 그 특유의 강렬한 향이 완성된다.

막상 먹어보면 냄새와 달리 짭짤하고 감칠맛이 강해서, 삭힌 젓갈이나 묵은 김치를 잘 먹는 사람이라면 의외로 적응할 수 있다곤 하지만 강한 냄새 때문에 선뜻 손이 가긴 어려운 메뉴다

모두부 — 두부 자체에 곰팡이를 피운 발효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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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부(毛豆腐)는 취두부와 자주 혼동되지만 다른 음식이다. 안후이성 황산시의 후이저우 지역에서 즐겨 먹는데, 이름처럼 두부 표면에 하얗고 가느다란 곰팡이가 자라 털이 난 모습이 된다.

취두부가 발효액에 두부를 적셔 냄새를 입히는 방식이라면, 모두부는 두부 그 자체를 발효시킨다. 그래서 더 ‘진짜’ 발효 두부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냄새는 취두부보다 훨씬 약하다. 곰팡이가 자란 자리를 구워 먹으면 부드러운 치즈, 특히 흰 곰팡이로 만든 브리 치즈와 비슷한 향과 질감이 난다고 한다. 조리할 때는 곰팡이를 떼어내고 쓰는 경우와, 그대로 튀기거나 구워 곰팡이를 바삭한 튀김옷처럼 살리는 경우로 나뉜다.


부유 — 콩으로 만든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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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腐乳)는 발효 두부 중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맛이다. 두부를 발효시켜 만드는 저장 음식으로, 중국에서는 밥반찬의 대표 격으로 꼽힌다.

만드는 방식은 두부에 곰팡이를 키운 뒤, 독한 술과 소금을 더해 몇 달간 숙성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곰팡이 효소가 단백질을 천천히 분해하며 깊은 감칠맛을 만든다.

색깔로 종류가 나뉘는데, 흰색이나 노란빛을 띠는 청방(靑方)은 비교적 순한 맛이고, 붉은 누룩곰팡이로 발효시켜 붉은빛을 띠는 홍방(紅方)은 한층 더 진하고 알코올이나 과일 같은 향이 도는 편이다.

부유는 향만 보면 취두부와 비슷한 발효 두부로 묶이지만, 냄새는 훨씬 약하고 장아찌나 고추장에 가까운 편이라 진입 장벽이 낮다. 한국의 청국장이나 된장처럼, 콩 단백질을 발효시켜 감칠맛을 끌어내는 원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은 콩 자체를 발효시키고, 중국은 두부라는 완성품을 발효시킨다는 점이다.

한국 두부가 부드러움의 정도로, 일본 두부가 응고와 가공으로 갈린다면, 중국 두부는 여기에 발효라는 시간의 축이 더해져 다양성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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