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은 전남 서남부, 월출산을 등지고 영산강 하구로 이어지는 군이다. 평야 한복판에 화강암 돌산 하나가 홀로 솟아 있다.
어디에서 보든 월출산이 배경으로 들어오고, 명소 대부분이 산자락에 붙어 있다.
동시에 영암은 백제의 왕인박사와 풍수지리의 시조 도선국사가 태어난 땅이다. 그리고 F1 그랑프리가 열렸던 서킷이 놓인 땅이기도 하다.
영암읍·군서면·삼호읍 세 권역으로 나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장소들을 정리했다.
목차
영암읍
군청 소재지이자 월출산 북쪽 들머리가 모여 있는 권역이다. 아래 네 곳은 걷거나 짧은 차량 이동으로 하루에 묶을 수 있다.
월출산 기찬랜드

기찬랜드는 월출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그대로 가둬 만든 물놀이장이다. 인공 수영장이 아니라 계곡 자체를 정비했다.
수심을 유아·청소년·성인 구역으로 나눠 두었고, 그늘막을 대여한다. 물이 상당히 차가워서 한여름에도 오래 버티기 어렵다.
영암에서 리뷰가 가장 많이 쌓인 곳이지만, 성격은 계절을 심하게 탄다. 물놀이장은 여름 성수기에만 운영하고 비수기에는 산책로와 부속 시설만 열린다.
가을에는 이 일대가 영암 국화축제의 무대가 된다. 월출산 암봉을 배경으로 국화 조형물을 세우는 구성이라 사진이 잘 나온다.
월출산 기찬랜드
전남 영암군 영암읍 기찬랜드로 19-3
천황사

천황사는 월출산 사자봉 아래 자리한 작은 절이다. 옛 절터 위에 2000년대 들어 다시 세워졌다.
규모나 내력으로 이름난 절은 아니다. 대신 이 절이 놓인 자리가 좋다. 북동쪽으로 영암읍 들판이 트이고 뒤로는 월출산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선다.
실질적인 역할은 월출산 대표 등산로의 들머리다. 천황탐방지원센터에서 걸어 15분이면 닿고, 여기서 구름다리와 천황봉으로 길이 갈린다.
산에 오를 생각이 없어도 절까지만 다녀오는 것은 부담이 없다. 다만 국립공원 입산 시간 통제를 받는다는 점은 알아두는 편이 좋다.
천황사
전남 영암군 영암읍 천황사로 280-82
월출산 구름다리

구름다리는 월출산 매봉과 사자봉을 잇는 붉은 현수교다. 해발 510m 지점에 걸려 있고, 다리 아래로는 수직 120m 낭떠러지가 떨어진다.
국내 출렁다리 대부분은 강이나 계곡 위를 건넌다. 이 다리는 바위 봉우리와 바위 봉우리 사이를 잇는다. 발밑 풍경의 질감이 완전히 다르다.
처음 놓인 것은 1978년이다. 당시 폭은 60cm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는 수준이었다. 노후로 철거된 뒤 2006년 5월 폭 1m로 다시 놓여 양방향 통행이 가능해졌다.
길이는 자료마다 갈린다. 국립공원공단은 52m, 영암군 관광 자료는 54m로 적는다. 어느 쪽이든 건너는 데는 1~2분이면 충분하다.
천황사에서 다리까지는 40분쯤 걸린다. 돌계단 급경사가 이어져 만만치 않다. 정상까지 가지 않고 구름다리에서 돌아 내려오는 사람도 많다.
월출산 구름다리
전남 영암군 영암읍 개신리 산89-2
월출산 천황봉

천황봉은 해발 809.8m로 월출산 정상이다. 소백산맥 한 줄기가 서남해안 평지에 그대로 솟아오른 형태다.
높이만 보면 800m대 산이지만 난이도는 그 숫자와 맞지 않는다. 바위 능선이 날카롭고 급경사 절벽이 반복된다. 계단 구간도 길다.
대신 정상 조망은 확실하게 보상해 준다. 사방이 평야라 시야를 막는 것이 없다. 맑은 날에는 서해까지 들어온다.
구름다리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월출산 전체에서 가장 힘든 축에 든다. 왕복 4~5시간을 잡고 물을 충분히 챙겨야 한다.
월출산은 1988년 국내 2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봄에는 암릉 사이로 진달래와 철쭉이 오르고, 가을에는 회백색 바위와 단풍이 겹친다.
월출산 천황봉
전남 영암군 영암읍 개신리 산89-3
군서면
월출산 서쪽 자락이다. 2,200년 역사를 이어온 구림마을을 중심으로 유적이 촘촘하게 모여 있다. 아래 세 곳은 서로 차량 10분 거리 안에 있다.
왕인박사유적지

구림마을 동쪽 문필봉 기슭에 왕인박사유적지가 있다. 위패를 모신 왕인묘, 2.75m 높이의 왕인석상, 전시관, 성천이 배치돼 있다.
왕인은 백제 사람으로, 405년 무렵 일본 응신천황의 초청을 받아 바다를 건넜다고 전한다. 일본 古事記 기록에 따르면 논어 10권과 천자문 1권을 가지고 갔다.
도공과 야공 등 기술자도 함께 데려갔다고 전해진다. 일본에서는 그를 아스카 문화의 초석을 놓은 인물로 본다.
부지가 넓고 관리가 잘 돼 있어 걷기 좋다. 반나절을 잡아도 지루하지 않다. 뒤편 산길로 이어져 짧은 산책도 가능하다.
4월에는 이곳과 100리 벚꽃길 일대에서 영암왕인문화축제가 열린다. 벚꽃길은 학산면 독천리에서 영암읍을 거쳐 유적지까지 28km에 이른다.
왕인박사유적지
전남 영암군 군서면 왕인로 440
상대포역사공원

지금은 작은 호수와 정자 몇 채가 있는 조용한 공원이다. 그런데 이 자리가 한때 상대포라는 국제 무역항이었다.
왕인이 일본으로 떠날 때 배를 띄운 곳이 여기라고 전한다. 최치원이 당나라로 유학 갈 때, 장보고가 바다로 나갈 때도 이 포구를 썼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영산강 물길이 여기까지 닿았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까지도 중소형 선박이 드나들었으나, 간척으로 물길이 끊기면서 포구는 육지가 됐다.
남은 것은 손바닥만 한 호수와 취석루·회은정·상대정 같은 정자다. 바다로 열려 있던 자리라고 생각하며 보면 인상이 달라진다.
호수를 도는 데크길, 황토 맨발길, 자전거길이 정비돼 있다. 잉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이 늘 있다. 야간 조명이 켜지면 분위기가 좋다.
상대포역사공원
전남 영암군 군서면 서구림리 일원
도갑사

도갑사는 월출산 서쪽 기슭에 있다. 원래 문수사라는 절터였고, 도선국사가 어린 시절을 보낸 자리라고 전한다.
도선이 중국을 다녀온 뒤 이 터에 절을 세웠다는 것이 창건 설화다. 정확한 연대는 남아 있지 않지만 9세기경으로 본다.
절 입구의 해탈문은 국보로 지정돼 있다. 1957년 수리 중 발견된 묵서명으로 조선 성종 4년, 1473년에 세워진 문임이 확인됐다.
앞면 3칸 옆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좌우 한 칸씩에 금강역사상이 서 있고 가운데가 통로다. 국내에 남은 산문 건축 자체가 드물어 건축사 자료로 중요하게 다뤄진다.
대웅보전은 1977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1981년 복원됐다. 절 규모는 생각보다 크고, 경내에 작은 폭포와 계곡이 흐른다.
월출산 서쪽 종주 코스의 들머리이기도 하다. 도갑사에서 출발해 능선을 타고 천황사로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도갑사
전남 영암군 군서면 도갑사로 306
삼호읍 三湖邑
영산강 하굿둑 안쪽, 영암 서쪽 끝이다. 조선소와 산업단지가 들어선 지역이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목포에서 다리 하나 건너면 닿는다.
전라남도농업박물관

1993년 문을 연 전라남도농업박물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농업 전문 박물관이다. 전시 면적만 2,400㎡가 넘는다.
농경문화관을 본관으로, 남도생활민속관과 쌀문화관, 야외전시장이 이어진다. 야외에는 옛 농가와 농기구가 실제 크기로 재현돼 있다.
전남이 어떻게 농업으로 먹고살았는지를 통째로 보여주는 구성이다. 팽이, 제기, 떡메치기 같은 체험 코너가 있어 아이와 오기에도 무리가 없다.
관람료는 무료다. 부지가 넓어 천천히 돌면 두 시간은 걸린다. 해설을 요청하면 전시 이해가 훨씬 수월해진다.
전라남도농업박물관
전남 영암군 삼호읍 녹색로 653-15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영암호를 끼고 놓인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은 국내 최초로 F1 규격에 맞춰 지어진 경주장이다. 공식 명칭은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
설계는 독일의 헤르만 틸케가 맡았다. 현재 F1이 열리는 서킷 대부분을 설계한 인물이다. 전체 길이 5.615km에 코너는 18개다.
가장 큰 특징은 1.2km에 이르는 직선주로다. 여기서 최고 속도를 끌어올린 뒤 급제동으로 좁은 코너에 들어가는 구간이 이 서킷의 승부처였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네 차례 열렸다. 7년 계약이었으나 4년 만에 끊겼다. 목적에 맞춰 지어진 F1 서킷 중 가장 짧게 쓰인 곳으로 남았다.
지금은 3.04km 상설 트랙을 중심으로 국내 대회와 트랙데이, 드라이빙 교육이 돌아간다. 평상시에는 조용하지만 대회가 있는 날의 규모는 여전하다.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전남 영암군 삼호읍 에프원로 2
